악성 희귀병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먹는 약 '파발타' 국내 허가

국내 최초 단일 경구 제형 B인자 억제제 평가

[사진=노바티스]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을 겨냥한 새로운 경구제(먹는약) ‘파발타(성분명 입타코판)’가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29일 한국노바티스는 B인자 억제제 파발타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이하 PNH)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품목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PNH는 만성적인 보체 매개성 혈액질환으로,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심각한 희귀질환이다. 환자는 일부 조혈모세포에 후천적 돌연변이가 있어 이른 시기에 파괴되기 쉬운 적혈구를 생성하며, 혈관 내 용혈(IVH, Intravascular Hemolysis)과 혈관 외 용혈(EVH, Extravascular Hemolysis)이 발생한다.

이는 혈전증, 신부전, 폐동맥고혈압 등 합병증을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5년 사망률은 35%, 10년 사망률도 50%에 달한다. 전 세계 인구 백만 명당 10~20명이 PNH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할 수 있지만 환자 절반 이상인 54.6%가 30~59세에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PNH는 기존 C5 억제제로 치료받더라도 환자 상당수가 빈혈로 인해 수혈해야 하는 등 새로운 치료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남아있다. 항 C5 치료를 받는 환자 중 많게는 87.5%가 빈혈을 지속적으로 겪을 수 있고, 해당 환자 중 3분의 1 이상은 연간 최소 한 번 이상 수혈을 받아야 한다.

파발타는 면역체계의 대체보체경로에 작용하는 B인자 억제제다. PNH 치료제로서는 국내 최초의 단일 경구제로 1일 2회 복용한다. 이러한 특성을 토대로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적 치료제(Breakthrough Therapy)로 지정됐다.

이번 허가는 6개월간 안정적인 항 C5 치료에도 불구하고 잔류 빈혈(헤모글로빈(Hb) 10g/dL 미만)이 있는 성인 PNH 환자를 대상으로 C5 억제제(에쿨리주맙) 및 라불리주맙(ravulizumab))를 유지하는 것과 파발타로 전환하는 것의 영향을 평가한 임상 3상 ‘APPLY-PNH 연구’와 보체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APPOINT-PNH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삼성서울병원 혈액내과 장준호 교수는 “B인자는 대체 보체 경로에서 C5보다 상위 관문 역할을 하는 근위적 인자다. 즉 B인자를 억제하면 C5 뿐만 아니라 C3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혈관 내외 모두에서 발생하는 용혈을 유의미하게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작용 특성을 바탕으로 파발타는 임상을 통해 C5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게 유의미한 효능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항 C5 치료에서 파발타로 전환한 환자에게도 항 C5 치료를 유지한 환자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며 "특히 단일 경구 제형이라 복약 편의성이 높고, 새로운 작용을 하는 치료 옵션을 갖추게 돼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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