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세계폐암학회 출격하는 렉라자...단독요법 허가 발판될까
J&J, 렉라자 단독요법과 타그리소 비교한 데이터 발표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유한양행 렉라자가 내달 열리는 세계폐암학회(WCLC)에 출격한다. 단독요법의 긍정적인 결과가 발표되는 만큼 렉라자만으로 FDA 허가를 신청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은 9월 7~10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WCLC에서 최근 FDA에서 승인받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병용요법과 렉라자 단독요법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한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주목되는 점은 이번에 처음으로 렉라자 단독요법과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를 비교한 임상 데이터가 발표된다는 점이다. 해당 데이터는 무작위 이중맹검 방식으로 3세대 EGFR-TKI(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티로신키나제억제제) 2종을 전향적으로 평가한 첫 시험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임상 연구 초록에 따르면 임상 3상에 참여한 1074명의 환자 중 216명에게 렉라자를, 429명에게 타그리소를 배정했다. 나머지 429명에게는 병용요법을 적용했다. 중간 추적 결과 22개월 시점에서 암의 진행이나 악화 없이 생존하는 평균 무진행생존기간(PFS)은 렉라자가 18.5개월, 타그리소가 16.6개월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 대비 종양 크기가 감소한 환자의 비율을 뜻하는 객관적 반응률(ORR)은 렉라자가 83%, 타그리소가 85%로 두 약물 간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렉라자는 고위험군에서 타그리소에 비해 효과가 좋았다. 뇌전이 이력이 있는 환자의 평균 PFS는 렉라자가 16.4개월인 반면 다그리소는 13개월로 나타났다. 암 억제 유전자(TP53)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들의 PFS도 각 14.6개월, 12.9개월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렉라자와 타그리소는 효능과 안전성 면에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면서 “고위험군 환자를 포함한 진행성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렉라자는 중요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데이터 발표 이후 J&J이 렉라자 단독요법 승인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예후가 안 좋은 환자들에게서 타그리소 대비 향상된 효과를 보인 것은 의미있는 결과라는 이유에서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에서 고위험군으로 간주되는 환자들은 뇌전이·간전이·TP53 돌연변이 환자 등이 있는데 이들이 전체 EGFR 돌연변이 환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70% 수준이다.
이와 관련, 지난 23일 유한양행 기자간담회 당시 조욱제 대표는 렉라자 단독요법 허가 신청 가능성에 대해 “이번에 J&J이 세계폐암학회에서 단독요법 데이터를 발표하는 걸 보면 그들도 생각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라며 희망적인 입장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