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는 걸 깜빡"...렌즈 끼고 잤다가 '이런' 치명적 일이?
건조함 유발과 감염은 물론, 심하면 시력 상실까지
콘택트렌즈를 끼는 사람이 아침 눈을 떴을 때 세상이 또렷하게 보인다면? 비상이다. 이 상황은 우리가 어젯밤 콘택트렌즈를 빼지 않고 잤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한 두 번쯤이야 괜찮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절대 아니다. 잠든 상태에서 렌즈를 착용하는 습관은 눈 건강에 위협을 주는 것은 물론, 심각하면 시력까지 잃을 수 있다.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이 전하는 ‘콘택트렌즈를 끼고 자면 내 눈에서 생기는 일’에 대해 소개한다.
콘택트렌즈를 끼고 자면 얼마나 위험할까?
콘택트렌즈를 끼고 자면 눈이 산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건조함과 자극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클리브랜드 클리닉의 안과 전문의 앨리슨 바비욱 박사는 콘택트렌즈를 끼고 자는 것은 지금 당장 큰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눈 건강을 위해 자기 전에는 항상 콘택트렌즈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눈은 산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각막이 숨을 쉴 수 있도록 렌즈를 제거하고 눈을 쉬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바비욱 박사는 강조했다. 눈과 렌즈가 지나치게 건조해지면 렌즈를 제거할 때 눈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짧은 낮잠을 잘 때도 콘택트렌즈 착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짧은 시간이라도 눈을 감고 잠들면 자극이나 감염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콘택트렌즈를 끼고 자면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렌즈를 끼고 잤을 때 흔히 겪는 문제는 눈의 충혈과 자극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은 각막이다. 일부 렌즈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장기 착용 렌즈로, 밤새 착용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바비욱 박사는 "모든 사람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이 렌즈조차도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비욱 박사가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산소 공급 차단= 콘택트렌즈를 끼고자면 눈에는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한다. 각막은 대기 중의 산소를 눈물층을 통해 흡수한다. 하지만 렌즈가 산소 공급을 차단하면 각막 세포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잠든 상태에서 눈이 감겨 있으면 각막에 공급되는 산소량이 줄어들며, 이때 콘택트렌즈가 산소 공급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세균 감염 위험 증가= 눈은 다양한 박테리아와 미생물에 노출된다. 콘택트렌즈를 끼고 자거나 장시간 착용하면 이러한 박테리아가 눈에 갇혀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렌즈 위치 이동 위험= 콘택트렌즈를 올바르게 착용했더라도, 잠자는 동안 눈꺼풀이 움직이며 눈 표면에 압력을 가해 렌즈가 제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는 눈에 자극을 주고 상처를 남길 수 있다.
건조해진 눈= 콘택트렌즈는 눈의 수분을 흡수해 건조해질 수 있다. 특히 잠든 동안 눈물 분비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렌즈를 끼고 자면 눈이 더욱 메마를 수 있다. 이는 각막 표면 손상과 같은 추가적인 문제까지 생길 수 있다.
특정 안과 질환 위험 증가= 콘택트렌즈를 끼고 자는 습관이 생기면 여러 가지 안과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대표적으로 각막염, 각막 궤양, 각막 저산소증 등이다. 각막염은 박테리아, 곰팡이, 아메바 등에 의해 발생하는 각막의 심각한 감염으로, 시력이 나빠지는 치명적인 병이다. 각막 궤양은 각막에 생긴 열린 상처로,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시력 손상이나 영구적인 시력 상실이 생길 수 있다. 각막 저산소증은 각막이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지 못해 발생하며, 충혈, 흐린 시야, 통증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실수로 렌즈를 끼고 잠들었다면?
만약 실수로 콘택트렌즈를 끼고 잠들었다면, 당황할 필요는 없다. 아래의 단계를 따르는 것이 좋다. 우선, 렌즈를 바로 제거하지 말고, 눈이 건조하고 끈적거릴 수 있으므로 먼저 눈을 부드럽게 마사지해 수분을 공급한다.
이후 렌즈를 부드럽게 밀어서 빼본다. 억지로 빼지 말고, 눈에 자극을 주지 않도록 한다. 그래도 렌즈가 잘 빠지지 않으면, 콘택트렌즈 용액을 눈에 몇 방울 떨어뜨리고 눈을 깜빡여 본다.
렌즈를 제거한 후에는 하루 동안 콘택트렌즈를 착용하지 않는다. 눈의 충혈, 과도한 눈물, 분비물 등의 감염 증상이 나타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한다. 이상이 있으면 즉시 안과 의사와 상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