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계속 오진한 7세 이상행동...숨쉴 때 '이것' 문제였다, 왜?

만성 구강호흡, 어린이에게 신경발달 저해, 턱 및 안면구조 변화시켜...여러 복합적 문제 보인다면 아이가 계속 입으로 숨을 쉬나 확인 필요

탭의 광대뼈가 뚜렷하지 않고, 턱이 뒤로 물러나 있고 꺼져 있는 모습도 발견했다. 이 상태는 만성 구강호흡의 특징적인 징후였다. 상단 중앙= 항상 입 벌린 채로 구강호흡하며 잤던 탭. 왼쪽이 구강호흡 치료 받기 전, 오른쪽 치료 중인 모습. 점차 턱 모습에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보도 갈무리]
혹시 아이가 자꾸 킁킁대며 코를 골거나 잠을 잘 못자고, 언어 및 행동 발달도 늦어진다면 계속 입으로 숨을 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잘 살펴봐야겠다. 아이 얼굴 턱 부위도 약한 느낌이 든다면? 구강호흡이 가져올 수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한 엄마가 부모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미국 오스틴에 사는 소산나 데이예트는 현재 7세인 아들 탭이 겪던 이상 증세의 원인을 찾기 위해 수많은 의사들을 찾아 다녔지만 계속해서 오진을 받고 실망하는 일을 겪었다.

생후 18개월이 됐을 때 탭은 짧은 단어 등을 말하는 것도 어려워했고 단절된 행동을 보였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듯 했다. 코막힘, 입 벌리고 숨쉬기, 코골이도 심했다. 아직 어린 탭의 코고는 소리는 성인의 소리와도 비슷할 만큼 컸다. 세살이 다 되어서도 탭은 거의 말을 하지 못하다 언어 치료를 받았다. 이후 유치원에 다닐 때까지 말을 못해 말하는 일이 거의 없었고, 잠도 잘 못잤으며, 불규칙한 행동을 보이곤 했다.

소산나는 탭이 자폐증이 아닌가 의심했다.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는 주의력 결핍 장애(ADHD)가 있을 수 있다고 했고 다른 병원에서는 아이의 이상 행동이 머릿속에서 일어난 망상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소아과 의사에게도 찾아가 내시경 검사 등을 받았지만 아무 이상이 없다 했다.

주치의를 바꿔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의뢰했다. 그는 아데노이드 비대증을 진단했다. 코 뒤에 있는 작은 샘인 아데노이드가 비강 기도의 90%를 덮고 있어 코로 숨을 쉬는 것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이걸로 해결 되나 싶어 아데노이드 제거했다. 하지만 증상 일부만 호전됐을 뿐이었다.

오진만 여러번 겪은 후 소산나가 마침내 다른 전문의를 통해 얻은 진단 결과는 '입으로 숨을 쉬기 때문에 다른 모든 이상 증세가 따라 온 것'이었다. 탭의 광대뼈가 뚜렷하지 않고, 턱이 뒤로 물러나 있고 꺼져 있어 무턱처럼 보이는 모습도 발견했다. 이 상태는 만성 구강호흡의 특징적인 징후였다.

소산나는 "생후 첫해에 아이가 뭔가 잘못됐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다. 예전 비디오와 사진에서 콧물이 자주 나고 항상 입을 벌리고 있던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영상을 보면 탭이 숨을 쉬려고 애쓰는 것처럼 킁킁거리고 쌕쌕 거리는 모습도 있다"고 뒤늦게 증상들을 파악했다.

탭은 수년간의 잘못된 호흡으로 인해 안면 구조도 손상돼 있었다. 치과팀과 협력해 혀가 입천장에 제대로 닿도록 하여 코로 숨을 쉬도록 만든 투스필로우를 처방받았다. 현재 투스필로우를 착용하면서 탭의 턱과 안면구조 변화도 기록되고 있다.

치과팀과 협력해 혀가 입천장에 제대로 닿도록 하여 코로 숨을 쉬도록 만든 투스필로우를 처방받았다. 현재 투스필로우를 착용하면서 탭의 턱과 안면구조 변화도 기록되고 있다. [사진=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
어린 아이들 입으로 계속 숨쉬면 신경발달, 수면 부족, 안면근육 문제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만성 구강호흡은 주로 코가 아닌 입을 통해 산소를 흡입할 때 발생한다. 미국인에서는 10명 중 6명이 구강호흡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입으로 숨을 쉬는 것은 너무 흔해 아무 일도 아닌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성장기 어린이에게 치명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신체가 흡수하고 성장에 사용할 수 있는 산소의 양을 제한하기 때이다. 뇌에 도달하는 산소의 양도 적어 신경 발달을 늦출 수 있다.

심할 경우 구강호흡은 아이의 성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수면을 어렵게 만든다. 기도가 수축돼 코를 골거나 킁킁거리거나 갑자기 잠에서 깨기도 한다. 탭이 잠을 잘 자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구강호흡은 무엇보다 혀를 잘못 두는 습관으로 이어진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얼굴이 평평해지고 광대뼈가 덜 두드러지며 눈이 처지는 현상을 가져온다. 안면 근육의 긴장도가 낮아지고 치아 아치도 더 넓어질 수 있다. 입으로 숨이 드나들면 구강 건조증을 유발해 침 분비를 감소시키고 충치 및 치은염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의 구강호흡은 ADHD, 야뇨증, 편도선염, 아데노이드, 천식 및 알레르기의 위험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

어릴 때 너무 부드러운 음식만 먹이면 입으로 숨쉬는 습관 생기기도 

아이가 코 호흡보다 입 호흡에 의존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어린 시절 부드러운 식단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성장기 초기에 부드러운 식단은 근육 섬유의 성장을 막아 혀를 약화시키고 입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치과의사 제임스 심 월리스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영구치가 더 많이 밀집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400년 전에는 턱이 덜 발달하고 치아가 빽빽하게 나는 현상이 존재하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모유 수유와 함께 일찍부터 딱딱한 음식을 먹었기 때문에 위턱과 아래턱이 단단하게 형성됐다.

현대에 들어 성장기 아이들은 젖병 수유, 젖꼭지, 부드러운 이유식 및 모유 수유 기간 단축에 의존하여 부드러운 식단을 섭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로인해 턱이 완전히 형성될 기회를 놓치게 된다. 부모들은 눈치 못채는 사이 아이가 점점 입으로 숨을 쉬게 되는 것이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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