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중재시술 환자 5명중 1명은 출혈 고위험군"
서울대병원 연구팀, 32만명 조사...출혈 고위험군 사망위험 3.7배 높아
관상동맥중재시술 후 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군의 장기 예후를 분석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환자들은 다른 환자에 비해 부작용 발생이 높았고 사망 위험이 3.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고위험군에 대한 맞춤 치료 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효수·박경우·강지훈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2009~2018년 관상동맥중재시술을 받은 환자 32만5000여명의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바탕으로 출혈 고위험군을 선별해 임상 특성과 장기 예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관상동맥증후군은 혈관 내 생긴 혈전으로 혈관이 막히거나 폐쇄돼 심장에 혈류 공급이 부족해지는 질환이다. 협심증·심근경색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치료를 위해 좁아진 관상동맥을 넓히는 중재시술을 실시한다. 시술 후에는 재발 방지를 위해 항혈소판제 복용이 필수적이다. 단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이 약을 장기 복용하면 '출혈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2019년 국제 연구 컨소시엄은 관상동맥중재시술 후 출혈성 부작용에 취약한 환자를 선별할 수 있도록 '출혈 고위험군' 개념과 기준을 발표한 바 있다. 출혈 고위험군은 △항혈소판제 장기복용 △중증-말기 신장질환 △중증 빈혈 △간경변 △암 △뇌출혈 등 주요 특징에 1개 이상 해당하거나 △75세 이상 고령 △중등도 신장질환 △경증 빈혈 △스테로이드 또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 장기 이용 등 부수 특징에 2개 이상 해당하는 환자다.
그러나 대규모 환자군을 대상으로 임상 특성 혹은 장기 예후를 분석해 출혈 고위험군의 개념과 기준을 검증한 연구는 부족했다. 이에 연구팀이 관상동맥중재시술을 받은 국내 환자 32만5000여명을 분석한 결과, 5명 중 1명은 출혈 고위험군으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의 예후를 10년 간 추적 관찰한 결과, 출혈 고위험군은 그렇지 않은 환자군보다 실제로 출혈이 발생할 위험과 심근경색·뇌졸중이 나타날 위험이 각각 3.12배, 2.5배 높았다.
또한,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3.73배 높았다. 즉, 출혈 고위험군은 관상동맥중재시술 후 장기적으로 임상 부작용 및 사망 위험이 더 높았다.
추가로 연구팀은 출혈 고위험군 분류 기준인 주요·부수적 특징을 분석했다. 먼저 주요 특징 중 출혈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중증 빈혈(24.2%) △항혈소판제 장기복용(22.2%) △만성 출혈(11.0%) △중증-말기 신장질환(9.1%) 순이었다.
부수적 특징은 △75세 이상 고령(50.5%) △경증 빈혈(42.1%) 등이 있었다. 특히 관상동맥중재시술 후 1년 이내 출혈 발생률은 주요 특징 1가지인 경우 5.5%, 부수적 특징 1가지인 경우 2.9%로 나타났다.
박경우 교수는 "연구를 통해 관상동맥중재시술 환자의 20%는 장기 예후가 좋지 않은 출혈 고위험군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이들의 생존율을 높이려면 동반 질환을 세심하게 관리하고, 항혈소판제 복용 기간을 줄이거나 용량을 낮추는 맞춤형 약물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