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의료방사선 피폭선량, 세계 평균 5배...CT 많이 찍은 탓?
지난해 1인당 7.7건 검사
지난해 국민 한 명당 평균 8건가량 의료방사선 검사를 받았다.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데다 피폭선량은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추세다.
질병관리청은 26일 지난해 국민 의료방사선 이용 현황을 발표했다. 한 해 동안 방사선(X선)을 이용해 질병 진단이나 건강검진 목적으로 받은 검사 건수와 그로 인한 피폭선량을 확인하는 조사다.
조사 결과, 지난해 전 국민의 의료방사선 검사 건수는 3억9800만여 건으로 집계됐다. 국민 1인당 7.7건 수준이다.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최근 4년 새(2020~2023년) 계속 증가하는 추세로 이 기간 검사 건수는 평균 9% 늘었다.
의료방사선 검사에 따른 피폭선량도 증가했다. 지난해 전 국민의 피폭선량은 16만2106man·Sv(맨·시버트)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4.3% 증가했다. 지난 4년간 연평균 8.3% 늘었다. 맨·시버트는 많은 인원이 피폭되는 경우 그 집단의 개인 피폭방사선량 총합을 보여주는 단위다. 밀리시버트는 일반적인 피폭선량을 보여주는 방사선량 단위다.
국민 1인당 피폭선량은 3.13mSv(밀리시버트) 수준이었다. 이는 전 세계 평균(2009~2018년 0.57mSv)의 5배를 넘는다. 그만큼 국내에서 의료방사선 검사를 상대적으로 많이 한다는 의미다. 다만, 이같은 연간 피폭선량은 건강에 크게 문제를 일으키진 않는다. 이 수준의 피폭선량이 암을 일으킬 위험률은 0.001%~0.0001% 정도로 극히 낮은 수준이다.
검사 종류별로는 연간 X선 검사 건수 기준 일반 촬영이 77.2%(3억700만여 건)로 가장 많았다. 치과 촬영(11.6%), 유방 촬영(5.4%), CT 촬영(4%)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종류별 피폭선량에선 CT가 67.3%로 3분의 2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질병청은 CT 검사에 대한 적정 사용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고령화,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국민의 의료방사선 검사 이용이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검사 관련 지침 등을 제공해서 의료방사선이 안전하고 적정하게 사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