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키트루다', 자궁내막암 1차약 국내 허가...세계 두 번째
불일치 복구 결함(MMR) 여부 상관 없이 사용 가능
치료 옵션이 많지 않은 자궁내막암 관리에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1차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가 좋은 불일치 복구 결함이 있는(dMMR, mismatch repair-deficient) 환자뿐만 아니라, 불일치 복구 결함이 없는(pMMR, mismatch repair-proficient) 환자에서도 효과를 검증받은 약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MSD는 항PD-1 계열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새로 진단된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의 1차 치료로 지난 23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허가는 올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아시아에서 첫 번째로 이뤄졌다. 자궁내막암 1차 치료에서 불일치 복구 결함(MMR) 여부에 관계없이 허가 받은 면역항암제는 키트루다가 첫 사례이다.
자궁내막암은 선진국형 암으로 불리며 1999-2021년 간 국내에서 연 평균 5%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지만 치료 옵션이 많지 않았다. 특히, 3대 부인암(자궁내막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중 발병자 수가 가장 적었지만, 지난 20년 동안 발병자 수가 5배 증가해 발병률 1위로 올라섰다.
허가의 기반이 된 3상 임상 'KEYNOTE-868/NRG-GY018 연구'에서는 불일치 복구 결함이 있는(dMMR) 환자 225명과 불일치 복구 결함이 없는(pMMR) 환자 591명을 대상으로 위약(가짜약) 대비 키트루다 요법의 효과를 평가했다. 두 코호트를 독립적으로 분석해 불일치 복구 결함 여부에 따른 면역항암요법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키트루다군은 키트루다와 항암화학요법(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병용요법 후 키트루다 단독요법을 투약 받았으며, 암이 더이상 진행하지 않고 생존하는 것을 뜻하는 무진행 생존(Progression-free Survival, PFS) 평가에서 불일치 복구 결함 여부에 관계없이 대조군 대비 질병 및 사망 위험 감소를 확인했다.
추적 관찰기간(중앙값 12개월 시점) 분석 결과 dMMR 환자군의 무진행 생존율은 74%로, 38%인 대조군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70% 감소시켰다. pMMR 환자군에서는 중앙값 7.9개월 시점에 분석이 이뤄졌으며 키트루다는 대조군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46% 감소시키며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현재 이러한 결과를 근거로 미국암종합네트워크(NCCN)는 자궁내막암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III-IV기로 진단된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의 1차 치료로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김재원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면역항암제 효과가 잘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 dMMR 환자군뿐만 아니라 pMMR 환자군에서도 효과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미 자궁내막암을 포함한 부인암 치료에서 키트루다를 효과적으로 사용해 왔던 만큼 의료진으로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믿고 처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키트루다는 이번 허가로 자궁내막암에서만 3개의 적응증을 보유하게 됐다. △이전 전신요법 이후 진행한 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H)이나 pMMR 진행성 자궁내막암 치료로 '렌바티닙'과의 병용요법(KEYNOTE-775) △이전 전신요법 이후 진행한 MSI-H이나 dMMR 진행성 자궁내막암 치료로 키트루다 단독요법(KEYNOTE-158) △새로 진단된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의 1차 치료로 항암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KEYNOTE-868)으로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