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폭스, 올해 11명 발생...해외여행 때 주의할 점은?
사람 접촉 최소·손 씻기 등 당부... "증상 나타나고 3~4주면 완치"
국내에서 엠폭스(구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보건당국은 해외여행 증가에 따른 바이러스 국내 유입을 원인으로 보고 대응책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여행 때 △사람·동물 접촉 지양 △손 씻기 등을 당부했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엠폭스 누적 환자 수는 지난 23일 기준 11명이다. 지난해(151명)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해 현재는 소규모 발생이 유지되고 있다. 연령대는 20~40대 남성을 중심으로 발생했으며 감염경로는 감염자와의 밀접한 접촉(피부·성)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병은 급성 발열·발진성 질환으로 △발열 △오한 △근육통 등 초기 몸살·감기와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다가 1~3일 후 발진이 나타난다. 발진은 △얼굴 △입 △손 △항문생식기 근처에서 주로 나타난다.
다만 일상적인 활동에서는 전파 가능성이 낮고, 병에 걸려도 증상이 경미해 한 달 내로 완치도 가능하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엠폭스는 우리나라 환경에선 특별히 문제가 되는 경우가 없고 3~4주 내로 완치된다"며 "다만 사회적 낙인이 강한 질병이라 감염자를 찾아내는 것이 어려워 낙인을 없애는 (사회·정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증상이 크지 않다면 열을 내려주는 해열제를 복용하는 등 대증요법으로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며 "증상이 심하면 항바이러스 치료제(테코비리마트)를 이용할 수 있고, 백신도 개발돼 있어 이를 통한 예방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국내 엠폭스 환자가 많지 않다는 점을 들어 현행 보건체계 내에서도 충분히 관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변이바이러스(clade Ib)가 등장해 유행하고 있어 현행 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선제대응을 강화할 전망이다.
먼저 검역 단계에서 변이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위해 △르완다 △브룬디 △우간다 등 아프리카 8개국을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검역소, 지자체와 협조 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의심 환자가 지역사회로 유입될 시 신속한 검사와 치료가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또 기존 구축한 엠폭스 진단검사체계로 전국 17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유행하고 있는 변이바이러스(clade Ib) 진단·검사도 가능하다. 당국은 국내 발생 사례에 대한 유전자형 분석을 계속하고, 전국적인 검사체계 점검 및 새로운 유전자형 유입에 대한 대응체계를 강화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엠폭스 변이바이러스의 유입 차단을 위해서는 해외여행 시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해외여행 때 △모르는 사람과의 안전하지 않은 밀접 접촉(피부·성) 피하기 △영장류(원숭이) 등 야생동물 접촉 및 섭취 지양하기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과 수건·식기 따로 쓰기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 등을 당부했다.
엠폭스 감염 위험이 높은 △의료진 △실험실 검사요원 △역학조사관 △고위험군 등은 예방접종이 가능하다. 질병철 예방접종도우미(https://nip.kdca.go.kr) 누리집을 통해 예약한 뒤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