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대 온열질환 비상, 사망 28명... 뇌혈관도 망가지는 이유?

더위에 심장-뇌혈관도 막혀... 혈전 생기기 쉬워

폭염이 지속되면 땀을 많이 흘려 몸속 수분량이 줄어 혈액이 끈적끈적해진다. 이때 혈전이 발생하기 쉬워 혈관을 막을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운영 결과(5.20.~8.21)에 따르면 사망자 28명(추정)을 포함해 올해 총 3019명의 온열질환자가 신고됐다. 역대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던 2018년(4526명)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무더위 속에서는 심장-뇌혈관병도 악화된다는 점에서 요즘 폭염이 건강의 최대 위험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두통, 어지럼증,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나고 대처가 늦으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특히 온열질환이 많아지면 위험한 심장-뇌혈관병도 증가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8월에 심장-뇌혈관병 진료 환자가 최대를 기록한 해도 있다.

뜻밖에 50~60대가 가장 많다... “노년층에 비해 방심하기 쉬워

21일 현재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로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50~60대가 37%로 가장 많다. 50대 558명(18.5%), 60대 557명(18.5%)이다. 이어 65세 이상이 31.4%를 차지했다. 노년층보다 건강을 자신하던 중년층이 야외작업장(31.3%)과 논밭(14.6%) 등 주로 실외에서 일하다가 온열질환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남성(77.6%)이 많다. 열탈진이 55.6%, 열사병이 20.7%다.

시간별로는 낮 12시~저녁 6시 발생이 56.2%로 절반이 넘었다. 오전 6시~12시 26.9%, 저녁 6시~다음날 6시 16.9%로 나타났다. 낮 시간대 뿐만 아니라 밤에도 주의해야 한다. 지난달 장마가 끝난 이후 일주일에 600명 내외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기상청은 9월 첫날까지 낮 기온은 31~34도에 달하고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당분간 폭염 대비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 그늘, 휴식... 폭염 대비 건강수칙은?

‘폭염대비 건강수칙’에 따르면 물 자주 마시기(물), 시원하게 지내기(그늘), 더운 시간대 활동 자제(휴식)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년 이상은 몸에 수분이 부족해도 갈증을 덜 느끼게 된다. 목이 마르지 않아도 자주 물을 마셔야 한다. 다만 신장질환자는 의사와 상담 후 마시는 게 좋다.

샤워를 자주 하고 외출 시 양산-모자로 햇볕을 차단해야 한다. 남자도 양산을 쓰는 게 좋다. 폭염 주의보·경보가 발령되면 더운 시간대 활동을 줄이고, 불가피한 경우 챙 넓은 모자, 밝고 헐렁한 옷을 착용하면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온열질환자가 발생할 경우 즉시 환자를 시원한 장소로 옮겨야 한다. 물수건‧물‧얼음 등으로 몸을 닦거나 부채-선풍기 등으로 체온을 내려야 한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의료기관으로 옮겨야 한다.특히 의식이 없는 경우 신속히 119에 신고해야 한다. 질식 위험이 있으므로 음료수를 억지로 먹이지 않도록 한다.

더위에 심장-뇌혈관도 막힌다... 혈액 끈적끈적, 혈전 생기기 쉽다

사망률이 높은 뇌졸중(뇌경색-뇌출혈)은 혈관이 수축하는 겨울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오히려 여름-환절기에 환자 수가 더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7~10월 약 80만명으로 추위를 느끼는 겨울철(1~2, 11~12월) 78만 명보다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뇌졸중 가운데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8월에 많다.

폭염이 지속되면 땀을 많이 흘려 몸속 수분량이 줄어 혈액이 끈적끈적해진다. 이때 혈전이 발생하기 쉬워 혈관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혈관 위험이 높은 고혈압, 당뇨병, 부정맥이 있거나 뇌졸중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폭염에 대비해야 한다. 실내 냉방으로 인해 체온이 떨어진 상태에서 갑자기 바깥으로 나가면 혈관이 수축해 뇌졸중 위험이 높아질 수도 있다.

증상 나타나면 119 연락... 폭염 건강수칙 지키세요

뇌졸중 증상은 한쪽 몸 마비, 안면 마비, 말이 어눌해지고 시야 장애, 극심한 두통이 나타난다. 생명을 구해도 뇌세포는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쉽지 않아 몸의 마비, 언어장애 등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증상이 보이면 119에 연락하는 등 신속한 대처가 중요하다.

뇌졸중 예방도 ‘폭염대비 건강수칙’처럼 물 자주 마시기(물), 시원하게 지내기(그늘), 더운 시간대 활동 자제하기(휴식)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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