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빼고 다 잘 사네"...SNS보면서 심장도 두근, '이 증후군' 일수도

소셜미디어에서 소외될까 두려워하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

소외(왕따) 공포를 느낀다면 다양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 소셜미디어 계정과 관계를 끊거나, 소셜미디어의 알림을 끄거나, 취침 전 1시간 안에는 소셜미디어나 휴대전화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거나 밤 중에 깨더라도 휴대전화에 손을 뻗지 않기, 한동안 소셜미디어 중단 등 방법을 쓸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소셜미디어 등으로 인해 소외공포증으로 고통 받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들은 주변 사람들에게서 소외(속칭 ‘왕따’) 당하는 걸 두려워한다. 소외공포증은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미국 건강포털 ‘웹엠디(WebMD)’에 따르면 소외공포증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 자존감이 낮은 사람, 10대나 젊은 성인 등이 주로 호소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이 나보다 더 많이 출세했고, 돈이 더 많고, 다른 사람에게서 더 사랑받고, 더 재미 있게 살고, 돈을 펑펑 쓰며 살고 있다고 믿는다. 나 혼자만 소외돼 있다고 생각하며 두려움을 느낀다. 이런 소외공포증은 소셜미디어에 의해 촉발되는 사례가 많다. 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신의 삶을 과장해 내보이는 일부 사람(속칭 ‘관종’)이 특히 이런 두려움을 부추긴다.

소외공포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왕따 의식이 강하다. 슬픔, 불안, 수치심이나 자책감을 자주 느낀다. 어떤 모임에 초대받지 못해 슬프거나 부끄러울 수 있다. 다른 사람처럼 멋진 삶을 꾸리지 못하는 데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 이들은 소셜미디어(SNS)에 푹 빠지거나, 성에 대해 매우 개방적인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자신만 뒤처질까 무서워 ‘하룻밤 풋사랑(원나잇 스탠드)’ 등 난잡한 관계에 빠질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증상은 젊은 층에 많지만,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

소외공포증, 즉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은 ‘왕따’에 대한 두려움

FOMO라는 용어를 만든 사람은 하버드대 경영학과 재학생(패트릭 맥기니스)이었다. 그는 학생 시절에 뭔가 ‘놓치는 것(Missing Out)’에 대한 자신의 두려움을 이 용어로 표현했다. 학교신문 ‘하버스 (The Harbus)’에 기고한 유머 칼럼에서다.

소셜미디어는 다른 사람의 삶을 공공연히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다. 옛날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마법의 창’이다. 거기에선 어떤 사람의 삶에서 가장 좋은 순간만 볼 확률이 높다. 이 때문에 한 연구자는 “소셜미디어는 편집된 타인의 삶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를 들여다보고 있다가, 돌연 내 삶이 밋밋하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앞서 《정서장애 저널(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젊은 성인은 소셜미디어에 시간을 더 많이 쓸수록 불안증을 겪을 위험이 더 높다. 또한 《사이버심리학, 행동 및 소셜 네트워킹(Cyberpsychology, Behavior, and Social Networking)》 저널에 게재된 연구 결과를 보면 우울증이나 불안증이 있는 사람은 소셜미디어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경향이 있다.

소외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휴대전화에서 계속 알림을 확인하거나, 현실의 인간관계보다 소셜미디어의 인간관계 및 인맥을 더 중시한다. 신체적으로 복부 팽만감, 속이 더부룩하거나 메스꺼움, 몸살, 두통, 심장 두근거림 등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정신적으로는 불안하고 방해가 되는 생각이 계속 들거나, 자기 자신과 부정적인 대화를 나누는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이 증상은 주변 사람이 보기엔 하찮아 보일 수 있지만, 정작 자신의 삶에는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려움, 불안을 뛰어넘어 심각한 공포감까지 느낄 수 있다. 실제로 공포와 관련된 뇌의 일부가 활성화한다.

이들은 정확한 사고력과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학교 성적이나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 우울증은 수면 부족을 일으키며, 이는 나쁜 식습관과 운동 등 신체활동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디지털 공간은 본질적으로 ‘가상 공간’…친구 끊기, 소셜미디어 중단 등 ‘디지털 디톡스’ 필요” 

소외공포증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증상을 일으키는 요인을 따져봐야 한다. 어떤 소셜미디어, 어떤 사람(계정)에서 두려움을 가장 많이 느끼는지 파악해야 한다. 항상 휴가를 즐기는 것 같고, 틈만 나면 새 옷을 입고 뽐내는 특정 친구의 온라인 게시물을 볼 때만 우울하거나 불안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특정 유형의 소셜미디어 계정(여행 인플루언서나 식도락가 등)이 나를 위축시키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소외 공포를 불러일으킨 요인을 발견했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 소셜미디어 계정과 관계를 끊거나, 소셜미디어의 알림을 끄거나, 취침 전 1시간 안에는 소셜미디어나 휴대전화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거나, 밤 중에 깨더라도 휴대전화에 손을 뻗지 않는 등 방법을 쓸 수 있다. 화면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앱을 쓰거나, 하루 중 특정 앱을 쓰는 시간을 확 줄일 수도 있다. 아예 ‘디지털 해독(디톡스)’에 들어갈 수도 있다. 모든 소셜미디어를 한동안 끊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한참이 지나면 소셜미디어가 그동안 나를 얼마나 많이 옥죄었는지 절실히 깨달을 수 있다. 한동안의 휴식이 소셜미디어 습관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실제보다 과장된 내용이 뜻밖에 많을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의 추한 모습을 아예 올리지 않는다. 내 삶을 차근히 들여다보면, 나에게도 꽤 좋은 순간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걸 목록으로 만들어보자. 소셜미디어를 다시 시작할 땐 나의 그런 즐거운 순간을 잘 다듬어 올릴 수도 있다. 디지털 공간은 본질적으로 ‘가상 공간’이다.

    김영섭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