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걱정 얼마나 심했길래"...갑자기 못 걷게 된 21세女, 무슨 일?
돈때문에 스트레스 심했던 여성....갑자기 말도 못하고 못걸어, 결국 기능성 신경학적 장애 진단
돈 걱정 때문에 갑자기 걷거나 말할 수 없을 만큼 몸이 마비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금전적인 고민이 심해 우울증까지 겪다 신경학적 질환에 걸린 21세 다니 쿠퍼의 이야기를 영국 일간 미러가 소개했다.
영국 요크셔주 웨이크필드에 살고 있는 다니는 지난 4월, 외출 후 집에 와서 어지럽고 사지가 떨리는 느낌을 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매달 두세 번의 편두통을 겪어왔기 때문에 생리 때라 또 찾아왔나 싶었다. 언니에게 전화로 증상을 말했더니 샌드위치를 먹으라고 했다. 침대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가려는데 다리가 젤리처럼 힘이 풀려 움직일 수 없었다. 언니에게 뭔가 심상치 않다고 도움을 요청했고, 결국 응급실로 실려갔다. 의료진은 생리 때문에 편두통이 악화된 것 같다며 진통제 이부프로펜을 처방한 후 다니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다음 날, 다니의 증상은 더 심해졌다. 말할 수도 없었고 걸을 수도 없었다. 남자친구가 다니를 병원에 데려갔지만 14시간 동안 기다린 후에야 입원해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MRI, CT 스캔, 뇌파 검사(EEG) 등 여러 검사를 시행했다. 의료진은 뇌졸중이나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신경 질환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확실한 병명이 나오지 않아 다니는 한 달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어야 했고, 결국 기능성 신경학적 장애(Functional Neurological Disorder, 이하 FND)로 진단받았다. FND는 뇌가 신체의 일부와 정상적으로 소통하지 못해 발생하는 신경학적 상태다.
의료진은 다니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어 FND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항상 돈 문제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전에도 우울증을 앓았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니는 “오랫동안 돈 문제로 걱정이 심했다. 생활비 위기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받았고, 깊은 우울증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다니는 거의 일주일 만에 말을 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걷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직 몸 떨림 증상도 남아있다. 장거리를 이동할 때는 휠체어를 사용해야 한다. 더 이상 일할 수 없게 된 그는 보행 독립성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니는 "많은 의사들 조차도 여전히 FND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잘 알려지지 않은 질환이지만 나는 이 병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뇌와 몸의 연결이 끊어져 생기는 기능 마비...심리적 요인으로 촉발되는 경우 많아
FND는 컴퓨터 시스템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컴퓨터 사용 때 많은 창이 열려 있으면 과부하로 시스템이 다운되는 것과 같다. 다니의 뇌는 돈 걱정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기본적인 기능을 멈춰버렸고 이로 인해 신체 움직임도 마비된 것이다.
흔히 팔다리에 힘이 풀렸다는 느낌을 주며, 뇌와 신체의 불소통으로 인해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지만 구조적 손상이나 질병에 의한 것은 아니다. 보통 스트레스, 정신적 충격, 다른 심리적 요인으로 촉발되며 증상에는 마비, 발작, 떨림, 감각 상실, 시력 변화, 걸음걸이 문제 등이 포함된다.
정확한 치료법이나 약물은 없고, 각기 다른 증상에 대해 치료를 받는다. 움직임이 불편하거나 근육 이상을 겪고 있다면 물리치료를 받을 수있다. 정신적 트라우마나 우울증 등으로 인해 몸의 기능이 상실됐다면 상담치료로 완화시킨다.
이런 뇌와 몸의 기능 분리가 대부분 정신 건강에 의해 나타나기 때문에 예방도 어렵다. 정신적인 트라우마나 우울증이 어디서 오는지 발병 요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명을 위협하진 않지만 계속 나타나면 보행이나 언어 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