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로 전이된 폐암 치료...국산 신약 '렉라자' 효과 재확인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임상 주도, 미국의학협회 공식 학술지에 게재
3세대 폐암 표적 항암제 ‘레이저티닙(제품명 렉라자)’의 효과가 다시금 확인됐다. 기존 치료에 실패한 난치성 뇌전이를 보이는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돌연변이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였다. 치료가 어려운 뇌전이가 진행된 폐암 치료에 새로운 치료법을 개척했다는 전문가 평가도 나온다.
국내외 암치료 분야에 다기관 임상시험을 주도하고 있는 대한항암요법연구회(회장 장대영)가 수행한 이번 'KCSG LU20-15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 공식 학술지 ≪JAMA Onc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는 암정복추진연구개발 사업과제로 선정돼 보건복지부의 연구비 지원으로 이뤄졌다.
통상 비소세포폐암은 진행이 빠른 공격적인 암으로 4기 진단 당시 25%의 환자는 뇌전이를 보인다. 뇌에는 약물 전달을 막는 뇌혈관장벽(Blood Brain Barrier, 이하 BBB)이 있어 항암약물이 침투하기 어려워 뇌전이 치료가 어렵다.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사용하던 1, 2 세대 티로신키나제 억제제 역시 뇌로 침투가 어려워 효과가 제한적인 상황이었다. 이러한 난치성 중추신경계 전이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3세대 티로신키나제 억제제 레이저티닙의 효과는 기대를 모았다.
이번 연구는 연구회 소속 폐암분과에서 시행한 국내 다기관 임상으로 연세암병원 김혜련 교수와 서울성모병원 강진형 교수가 책임연구자로 연구를 이끌었으며, 연세암병원 홍민희 교수, 고려대병원 최윤지 교수, 가천대길병원 안희경 교수가 공동 1저자로 참여했다.
연세암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대병원, 고려대병원, 가천대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국내 유수의 암센터에서 1, 2세대 약물로 치료에 실패한 뇌전이를 보이는 EGFR 돌연변이 폐암 환자 40명이 등록됐고, 레이저티닙 치료 결과 뇌전이 크기 감소를 보인 환자 비율을 뜻하는 '뇌내 객관적 반응률'이 55.3%로 나타났다. 즉, 절반 이상의 환자가 약물 치료에 반응했다는 말이다.
특히 1, 2세대 약물 내성으로 나타나는 'T790M 변이'가 확인된 환자에서는 치료 효과가 더 컸다. 실제로 T790M 변이 양성 환자가 보인 객관적 반응률은 80%(음성 환자 반응률 42.9%)에 달했다. 암의 진행과 상관없이 생존하는 기간인 무진행 생존기간은 15.8개월을 기록했으며, T790M 변이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약물 사용에 따른 부작용은 경미한 수준에 머물러 안전성도 확인했다.
교신저자인 김혜련 교수는 “3세대 EGFR 억제제인 레이저티닙이 기존 치료에 실패한 EGFR 양성 뇌전이 환자에게 저항 돌연변이 T790M 여부 상관없이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하이잉 쳉 교수는 학술지에 실린 종설을 통해 “본 연구 결과 향후 EGFR 돌연변이 폐암에서 뇌전이를 치료하는데 중요한 치료제로서 레이저티닙의 역할이 재확인됐다”고 밝혔다.
국산 신약 31호인 유한양행 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여부는 이번주 중 나올 전망이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