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잡는 표적약 ‘제이퍼카’ 국내 승인...외투세포림프종 재발 겨냥
가역적 작용하는 유일 BTK 억제제 평가, 투약 환자 절반 넘게 치료에 반응
치료법이 제한된 재발 불응성 외투세포림프종 관리에 새로운 약물 옵션이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개발에 성공한 경구제(먹는약) ‘제이퍼카(성분명 퍼토브루티닙)’는 암 발생에 관여하는 브루톤 티로신 키나제(BTK) 억제제로, 기존 계열 약제에 비해 300배 가량 강력한 표적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릴리는 이 분야 최초의 가역적 BTK 억제제 제이퍼카(50mg, 100mg 용량)가 지난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사용을 승인 받았다고 밝혔다. 제이퍼카는 가역적 작용을 하는 BTK 억제제로는 현재까지 유일한 약물로 평가된다.
이번 승인에 따라 이전에 BTK 억제제를 포함한 두 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외투세포림프종(MCL) 성인 환자에서 단독요법으로 제이퍼카를 사용할 수 있다. 용법 및 용량은 1일 1회 200mg 용량을 경구 투여하는 방식으로, 질병이 진행하거나 환자에게 약물 독성이 발생할 때까지 매일 같은 시간에 복용해야 한다.
현재 재발 불응성 외투세포림프종의 경우, 기존 BTK 억제제로 치료 뒤 질환이 진행되면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 없었다. 제이퍼카는 임상근거를 통해 해당 환자에 치료 효과를 보고한 유일한 가역적 BTK 억제제다.
때문에 이전에 BTK 억제제로 치료를 받았지만, 질병이 진행된 환자들에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 약물은 전임상 연구에서 다른 키나제 성분에 비해 BTK에 대한 선택적 표적 작용이 300배 더 강한 것으로 보고됐다.
제이퍼카의 승인은 1/2상 임상 'BRUIN 연구'를 근거로 이뤄졌다. 일차 분석의 대상이 된 90명의 환자를 살펴본 결과, 치료제의 전체 반응률(ORR)은 56.7%, 반응기간(DoR)은 17.6개월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제이퍼카는 지난해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속승인을 획득했다. 국내에서는 같은해 6월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김원석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제이퍼카의 승인은 지금까지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며, 기존에 치료 중단 이후 질병 예후가 좋지 않았던 재발 불응성 외투세포림프종 환자들이 새로운 치료 기회를 얻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생각한다”며 “치료 대안이 없었던 환자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치료에 전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이퍼카의 안전성과 관련해선 가장 흔하게 발생한 이상반응은 피로(26.3%), 중성구 감소증(22.8%), 설사(22.1%), 타박상(19.0%) 등이었다.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의 빈도는 1.2%이었고, 약물 용량을 줄인 빈도는 3.3%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