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탓인가 했는데"...30세女 '이 증상' 놔두다 암, 무슨 일?
피로감‧두통‧체중 변화 등 겪은 여성...국내도 해당 암 환자 늘고 있어
29세에 갑상선암에 걸려 목소리까지 잃을 뻔한 영국 여성 사연이 공개됐다. 이 여성은 피로감, 두통 등 지나치기 쉬운 갑상선암 증상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당부하고 있다.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로빈 엘리자베스(30)는 29세에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암 진단 전 로빈은 항상 피곤함을 느꼈다. 다크서클도 심해 얼굴까지 초췌해 보였고 두통도 나타났으나 로빈은 출산 탓일 것이라 여겼다.
숨이 가쁘고 목이 쉬거나 림프절이 붓는 증상도 나타났다. 살이 쪘으나 다시 빼기 어려운 상황도 이어졌다. 결국 병원을 찾은 그는 갑상선암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로빈은 “암에 걸렸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이 더 힘들어 해서 그들을 오히려 위로해줘야 할 것만 같았다”며 “매일 아침마다 같이 뛰어놀곤 했던 내 아이들에게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암 진단 후 로빈은 갑상선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목소리를 잃기도 했다. 절제술 이후 방사선을 이용해 암세포를 죽이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도 여러 번 받았다. 여러 차례 치료 끝에 로빈은 지난달 암이 완전히 제거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현재 로빈은 갑상선암 인식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자선단체를 위한 기금 모금에도 참여 중이다. 그는 "몸에서 특정 증상이 지속된다면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갑상선 결절 5~10%는 암으로 진단...방사선 치료‧가족력‧비만 등이 암 발생에 영향 줘
로빈이 겪은 갑상선암은 목에 위치한 나비 모양 기관인 갑상선에 생긴 암이다. 갑상선에 혹이 생긴 것을 갑상선 결절이라 하며 전체 결절의 5~10%는 암으로 진단된다. 목 주변에 방사선 치료를 받았거나 방사선 누출 사고 경험이 있다면 갑상선암 위험이 높아진다. 일부 갑상선암은 가족력이나 비만 등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갑상선암의 90% 이상은 유두암이며 이외에도 여포암, 저분화암, 미분화암, 수질암 등으로 분류된다. 다행히 가장 흔한 갑상선 유두암은 진행이 느리고 덜 공격적이기에 초기 진단 시 생존율이 100%에 가까울 정도로 높다. 하지만 사연 속 여성이 암 신호를 무시했다고 표현한 것처럼 갑상선암은 증상이 특별하지 않아 암을 눈치채기 어렵다.
피로감‧체중 변화‧식욕 저하 등 증상...목 붓거나 호흡 곤란 등도 암 의심해봐야
갑상선은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해 신진대사를 조절하고 모든 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암으로 갑상선 기능이 저하하면 피로감이 느껴지거나 체중이 변화하는 등 증상이 나타난다. 일상에서 쉽게 느끼는 증상이기에 암이라 의심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지속적으로 몸이 늘어지고 기운이 없는 증상이 나타나고 식욕이 떨어진다면 암일 수 있다. 갑상선 연골이 있는 부위보다 약간 밑쪽에서 단단하지 않은 혹이 만져진다면 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목 부음, 호흡 곤란, 음식물 삼키기 어려움 등 증상도 갑상선암 증상이다.
남녀 모두 발생하는 갑상선암...국내도 환자 증가 추세
치료는 갑상선암 종류, 크기, 결절의 상태, 주변 조직 침윤 등에 따라 절제술이 진행된다. 갑상선을 모두 제거하면 갑상선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평생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 수술 후 조직 검사 결과에 따라 위 사연처럼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진행되기도 한다. 방사선 요오드 치료는 수술 후 남은 갑상선 조직과 암세포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갑상선은 남녀 모두 발병할 수 있는 병이다. 국내에서는 갑상선암이 여성에게 잘 생기는 암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남성 환자도 증가 추세다.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갑상선암 환자는 11% 늘었다. 이 기간 남성 환자는 6만3937명에서 7만8944명으로 23.4% 증가했다. 여성 환자는 29만257명에서 31만4144명으로 8%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