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때마다 얼굴 빨갛게 부어"...자궁 내 '이것' 알레르기, 무슨 일?
자궁 내 기구 삽입 후 생리 주기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 나타난 여성, 프로게스테론에 대한 과민 반응으로 추정
피임 장치 코일 시술을 받은 후 생리 기간이 돌아올 때마다 알레르기 증상으로 고생한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영국 일간 더선에 의하면, 런던 남동부 베커넘에 사는 조지나 젤리(28)는 2024년 4월 자궁 내에 코일을 삽입하는 시술을 받고 3주 후 이상한 증상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눈이 가렵고 따가웠으며 두통과 피부 발진이 일어났다. 이에 경구용 스테로이드제와 항히스타민제를 처방 받아 복용했고, 증상은 며칠 만에 사라졌다.
하지만 3주 후 더욱 심한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났다. 눈이 빨개지며 시야가 흐려졌고 극심한 두통에 시달렸다. 안과 전문의를 만나고 MRI 검사도 받았지만, 결과는 모두 정상이었다. 의사는 극심한 습진으로 인한 증상이라고 결론지었다.
3주 후 증상은 다시 발생했다. 이에 대해 남편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중 두 사람은 알레르기 반응이 항상 생리 기간 즈음에 나타난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제서야 프로게스테론 과민증(PH)에 대해 찾아보게 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코일을 제거하고 피임주사를 맞기 시작했고, 그 후로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현재 그는 담당의의 공식적인 진단을 기다리고 있다.
가임기 여성에게 발생할 수 있는 프로게스테론 과민증
미국 국립희귀질환기구(National Organization for Rare Disorders)에 따르면, 프로게스테론 과민증은 난소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 혹은 피임약이나 난임 치료에 자주 사용되는 프로게스틴이라는 합성 형태의 프로게스테론에 대해 신체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드문 질환이다. 이전에는 자가면역성 프로게스테론 피부염으로도 불렸다. 가임기 여성에게 발생하며 첫 월경부터 폐경까지 언제든 시작될 수 있다.
증상으로는 △피부염, 두드러기, 기타 발진을 포함한 피부 반응 △기관지경련이나 천식으로 인한 쌕쌕거림 등의 호흡기 증상 △드물지만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프로게스테론 과민증은 내인성과 외인성으로 나눌 수 있다. 내인성은 생리주기 중 황체기에 증상이 나타난다. 이 때는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자연적으로 높아지는 시기다. 외인성의 경우, 피임약이나 난임 치료제와 같은 합성 프로게스틴에 노출된 후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는 환자의 증상에 따라 달라진다. 피부 반응에 대해 항히스타민제, 천식에 기관지 확장제와 같이 증상을 치료하는 약물을 쓰거나, 배란을 중단하고 프로게스테론 생성을 감소시키는 약물 치료, 의료 감독하에 프로게스테론에 대한 노출을 점차적으로 늘려 민감성을 감소시키는 방법 등이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