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독검사를 집에서?"...FDA, 가정용 진단검사 첫 승인
국내 환자 수 부정확...매독, 올해 '전수감시 대상' 3급감염병 '승격'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매독의 가정용 진단검사를 16일(현지시간) 사상 최초로 승인했다. 집에서 개인이 스스로 혈액검사(NOWDiagnostics 혈액 검사)를 해 15분 안에 매독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미국 일본 등에서 매독이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에 따르면 FDA 측은 이에 대해 “사람의 혈액에서 매독균(트레포네마 팔리둠) 항체를 검출하는 최초의 가정용 일반의약품 테스트”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검사 결과만으로는 매독 감염을 진단하는 데 불충분하며, 매독의 (최종) 진단 결과를 확인하려면 병원에서 추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종전에 매독을 앓아 치료를 성공적으로 받았고, 현재는 감염되지 않은 상태인 사람도 이 가정용 검사에선 양성(감염)으로 나타날 수 있다. FDA 미셸 타버 박사(의료기기 및 방사선보건센터 국장 대행)는 “감염 상태가 아닌데도 감염된 것처럼 나타나는 위양성 반응이 맹점이지만, 감염 위험이 높으나 병원 찾길 꺼리는 사람이 집에서 쉽게 검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매독 초기 검진(또는 1차 검진)은 정밀검사-치료-감염 확산 방지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5년새 80% 급증…일본도 23년 만에 1만 건 넘어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8~2022년 미국의 매독 발병 사례는 80%나 늘었다. 연간 매독 발병 건수가 약 11만 5000건에서 약 20만7000건으로 급증했다. 일본의 매독 발병 건수는 2022년 1만3228건, 2023년 1만4906건이었다. 23년 만에 1만건을 넘어섰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4종감염병(표본감시 대상)으로 보고된 국내 매독 발병 건수는 2020년 354건, 2021년 337건, 2022년 401건, 2023년(1~11월) 386건이었다. 하지만 3종감염병(전수감시 대상)이 된 올해에는 줄잡아 2000건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독의 초기 증상은 온몸의 피부 궤양이다. 의심스러운 성관계 후 10~90일이 지나면 둥글고 작은 피부 궤양이 전신에 나타난다. 하지만 통증은 없다. 매독을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심장과 뇌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고 실명, 청각 장애 및 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임신 중 감염되면 유산, 기형아 출산 등 평생 의학적 문제 및 영아 사망을 일으킬 수 있다.
새로운 가정용 매독 진단검사는 병원의 정밀진단에 앞선 예비 단계로 볼 수 있다. FDA는 “매독에 감염됐는데도 그렇지 않은 것처럼 나타나는 위음성 반응은 특히 치료를 방해하고 감염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위양성 반응은 불필요한 추가 검사를 받게 하고, 정확한 진단을 늦출 수 있다. 2023년에는 클라미디아, 임질에 대한 가정용 진단검사가 FDA 승인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