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8명은 산책하듯 걸어"… '이렇게' 해야 운동 효과 있다는데
심장·폐·관절 등 나쁘지 않고 체력 뒷받침되면, 운동 강도 좀 높이는 게 바람직
힘든 운동을 썩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순 걷기 등 가벼운 운동에 만족한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가 운영하는 건강의학매체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에 따르면 미국 중노년층 가운데 중간 강도 이상(중강도·고강도)의 '격렬한 신체활동'을 주 15분 이상하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약 20%밖에 안 된다. 나머지 약 80%는 느릿느릿 걷는 산책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심장과 폐, 관절 등에 문제가 없고 체력이 뒷받침되는 건강한 사람은 운동 강도를 좀 더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 각종 연구 결과를 보면 가볍게 걷는 것보다는 중간 강도 이상의 운동을 하면 뇌졸중·심장마비나 암으로 숨질 위험을 더 많이 낮출 수 있다. 중간 강도 이상의 격렬한 신체활동이란 조깅이나 러닝머신 달리기 등 운동 중 말을 하거나 노래를 부르기 힘든 수준이다.
하버드대 의대 등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간 강도 이상의 격렬한 신체활동을 주 15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과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7%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간 강도 이상의 격렬한 신체활동을 주 50분 하는 사람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36%나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간 강도 이상의 격렬한 신체활동을 막 시작한 사람에겐 주 40분이 가장 높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매주 꾸준히 가볍게 운동해도 상당히 큰 건강 상 이점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운동의 강도가 건강 효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호주 시드니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1~2분 동안의 짧고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루 3~4회 하면 암 등 모든 원인으로 숨질 위험을 최대 40%, 심혈관병으로 숨질 위험을 최대 49%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시간을 따로 내 운동하거나 헬스클럽에 가는 걸 썩 좋아하지 않는 많은 중노년층에게는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 의대 앤서니 L. 코마로프 박사(석좌교수, 브리검여성병원 선임의사)는 "격렬한 신체활동을 시도해볼 의향이 있다면 처음엔 주당 40분을 목표로 삼는 게 좋다. 다만 심장병 위험이 높은 사람은 예외다"라고 말했다. 중간 강도 이상의 격렬한 신체활동의 목표를 주당 40분으로 정하더라도 한꺼번에 다 할 필요는 없다. 주당 목표에 이를 때까지 수차례에 걸쳐 짧고 힘차게 움직이면 된다. 계단 오르기도 좋다. 심장병 위험이 높지 않고 건강한 사람이 격렬한 신체활동을 1분이라도 더 하면 효과가 훨씬 더 높아진다. 최소 노력으로 최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에 의하면 중간 강도 이상의 격렬한 신체활동은 나이에 따라 종목이 다를 수 있다. 20~30대에는 웨이트 트레이닝, 10분 이내의 조깅, 에어로빅 등이 좋다. 40~50대에는 골프, 배드민턴, 소프트볼, 야구, 자전거 타기 등이, 60대 이상에는 가벼운 웨이트 트레이닝, 체조, 볼링, 아쿠아 워킹 등 수중 운동, 탁구 등이 해당된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기와 계단 오르내리기도 여기에 속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운동 강도를 높이지 않아야 한다. 잘못하다간 콩팥(신장) 이상 및 심한 근육 손상, 심장병 뇌졸중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자신의 몸 상태를 알고 운동 강도를 조금씩 높여가지 않으면 안 된다. 담당 의사와 상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건강에 별 문제가 없는 사람은 약간 빨리 걷기 등 적당한 신체활동(주당 150분 이상, 이상적으로는 주당 300분)을 꾸준히 하는 게 좋다. 그래도 건강 상 이점을 꽤 많이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