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지각∙기억력 지키려면...‘이 두가지’ 꽉 붙잡아야
경도인지장애 환자, 진단 3년 전부터 삶의 목적의식, 6년 전부터 개인성장 기회 잃기 시작
나이가 들어도 삶의 목적의식과 개인 성장의 기회를 잃지 않는다면, 치매에 앞서 나타날 수 있는 가벼운 인지장애(경도인지장애, MCI)에 걸릴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등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벼운 인지장애로 진단받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진단 2년 전부터 심리적 안녕감(Pychological Well-being)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진단 3년 전부터 삶의 목적의식이, 6년 전부터 개인적 성장의 수준이 더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삶의 목적의식에는 자기 스스로 받아들이는 것(자기 수용), 자율성, 주변 환경을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 타인과의 의미 있는 관계, 개인적 성장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인지장애는 기억력 학습력 지각력 문제해결능력 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연구팀은 특정 프로젝트(러시 메모리 앤 에이징 프로젝트)에 참가한 인지기능이 온전한 노인 910명(평균 79세)을 대상으로 시간의 경과에 따라 가벼운 인지장애 및 치매 진단 전후의 심리적 안녕감이 어떻게 변하는지 조사했다. 이 프로젝트는 1997년에 시작된 장기 연구다. 참가자는 미국 일리노이주 북동부에 있는 노인 및 보조금 지원 주택, 지속적인 돌봄 은퇴자 커뮤니티, 사회서비스 기관, 교회 단체, 개인 주택 등에 사는 노인이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매년 신경학적 검사, 인지 검사, 병력, 심리적 안녕감 평가 등 검진을 했다. 평균 14년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전체 참가자의 약 29%(265명)에서 가벼운 인지장애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약 34%(89명)가 치매에 걸렸다. 연구팀은 치매로 발전한 73명 등 전후 데이터가 완전한 229명의 참가자를 기준으로 최종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지기능이 온전한 사람에 비해 가벼운 경도장애에 걸린 사람은 나이가 더 많고, 체중이 더 적고, 우울증이 심하고, 심리적 안녕감이 더 낮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치매에 걸리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에 걸린 사람은 나이가 더 많고, 여성이고, 치매와 관련된 유전자(APOE ε4)를 갖고 있을 확률이 더 높았고, 심리적 안녕감이 더 낮았다.
연구팀은 나이, 혈관병 및 그 위험 요인, 생활방식, 사회활동, 외로움 등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고려했다. 심리적 안녕감이 낮아지는 속도는 다른 사람과의 의미 있는 관계를 제외한 각 구성 요소에서 진단 전후 비슷했지만, 그 다음에는 더 빨라졌다. 이후 치매 발병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가벼운 인지장애 환자의 심리적 안녕감 궤적은 비슷했다. 연구팀은 “명백한 인지장애가 없더라도 심리적 안녕감의 감소가 차후 치매의 예측 인자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관찰연구여서 정확한 인과관계를 알 수 없다. 연구 참가자는 교육을 잘 받았기 때문에 '건강한 지원자 효과'로 인해 선택 편향이 발생했을 수 있다. 대부분 백인과 여성이라는 점도 이번 연구의 한계점이다. 심리적 안녕감과 인지기능의 연관성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 연구에는 미국 러시대 의대, 중국 농업대 등도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Psychological well-being trajectories preceding incident mild cognitive impairment and dementia)는 영국의학저널이 발행하는 《신경학, 신경외과 및 정신의학 저널(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 Psychiatry) 온라인판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