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명중 2명 "정부, 미래 질병 대비 미흡...더 위험해질 것"

보사연 설문...가장 시급한 위험으로 '사회보장재정 부담 증가' 꼽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감염병과 고령화, 정신건강 문제 등 미래 질병에 대한 우리 사회의 위험인식은 높아진 반면, 정부가 이에 대처하지 못한다는 불만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의 미래 질병 위험에 대한 인식과 대비'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는 지난해 8월 1~7일 19~65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의 미래 질병 위험 인식' 설문조사 결과가 실렸다.

이에 따르면, 국민 3명 중 2명 꼴인 66.7%가 각종 미래 질병 위험 요인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강한 부정을 의미하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률도 15.6% 수준이었다.

미래에 대응이 시급한 질병 요인에 대해선 12개 항목(3개 복수 응답)이 꼽혔다. 우선 전체 응답자의 59.9%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사회보장재정 부담 증가를 지목했다.

뒤를 이어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 발생(44.9%) △다양한 갈등 해결(세대, 성별, 인간관계 등)과 건강한 관계 맺기(43.1%) △기후변화 대응 및 녹색성장(38.9%) △질병 예방, 진단, 치료를 위한 미래기술의 발전(21.1%)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노력(19.1%)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이 외에도 △위기 아동·청소년을 위한 사회안전망 부족(15.4%) △생활습관 및 예방적 건강 관리(14.7%) △코로나19 이후 학생 교육 및 정서 건강 관리(13.0%)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보건 이슈에 대한 국제협력 강화(11.8%) △국내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11.1%) △만성질환 증가(11.0%) 등이 있었다.

가장 우려가 컸던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사회보장재정 부담 증가'라는 답변은 청장년층(19~49세)과 중년층(50~65세) 모두가 가장 많이 지목했으나, 중년층(63.1%)이 청장년층(51.3%)보다 더 심각하게 생각했다.

이런 결과는 정부가 국민연금 등 노후 소득보장 제도의 재정부담 증가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년층은 노후 생계나 돌봄 문제에 대해 느끼는 불안함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이 반영됐다.

보고서는 "중년층이 사회보장 재정 부담 증가를 특히 시급한 문제로 본 것에는 이들이 고령인구 확대와 성인기 자녀의 독립 지체로 이중부양 부담이 큰 세대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보건사회연구원인 국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현재와 미래의 사회 위험 요인에 대한 심각성 인식 비교'(위)와 '현재와 미래 질병 위험에 대한 중요성 정도 비교'(아래) 그래프. [자료=보건사회연구원]
반면,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 발생'이라는 응답은 중년층(39.5%)보다 청장년층(48.4%)에서 답변율이 높았다. 이는 지난해 설문조사 직전 흉기난동 사건이 잇따랐던 영향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사실과 달리 '정신질환'을 섣불리 범행동기로 지목한 사건 보도나 온라인 게시물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같은 설문에서 우리 사회의 '현재적 위험 요인'(3가지 복수 응답)을 묻자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묻지마 범죄 증가'(5점 만점 중 평균 3.42점)를 가장 많이 꼽았다.

또다른 현재적 위험 요인에는 △자연재해 등 기후변화(3.406점)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3.405점) △사이버 범죄(3.40점) △가짜뉴스 확산(3.35점) △사회 불평등 심화 및 사회적 연대 약화(3.39점) △지방소멸과 지역 불균형(3.29점) 등이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국민이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요인을 인지하고, 미래 위험의 대비를 위해 적극적인 대응 정책을 마련하고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보고서 전문은 다음 링크(https://www.kihasa.re.kr/publish/report/research/view?seq=60856)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정신질환은 예방할 수 있으며, 치료를 통해 극복할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에 어려움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한 경우, 거주지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24시간 상담전화 (정신건강) ☎1577-0199, (자살예방) ☎109, (청소년) ☎1388 등을 통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http://www.mentalhealth.go.kr/)을 확인하세요.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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