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 이달말 정점 찍을 듯... "아직 감당할 수준"

정재훈 가천의대 교수 "격리의무 재도입 단계 아냐...아프면 쉬는 문화 필요"

코로나19 재유행 추세가 이어지면서 이달 들어 국내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한 달 사이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10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여름철 코로나19 재유행 추세가 거세지고 있다. 다만, 아직까진 의료현장이 감당할 수 있는 유행 수준이기에 지나치게 우려하거나 공포감을 조성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홍정일 질병관리청 감염병정책국장은 1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달 셋째 주와 넷째 주 사이에 코로나19 확산이 절정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는 "(이달 하순) 방학과 휴가철이 끝나고 사람들이 다시 모이는 행동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코로나19 유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냉방으로 밀폐된 공간이 많이 생기는 것도 여름철 유행의 큰 이유"라고 말했다. 다만 유행 중인 KP.3 바이러스는 방역 당국이 위기 단계를 높일 만큼 중증도와 치명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청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86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 첫째 주 875명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지난 7월 첫째 주 91명과 비교해 9.5배 가량 늘었으며,  7월 둘째 주 148명, 7월 셋째 주 225명, 7월 넷째 주 465명에서 일주일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방역 당국은 이번 재유행 요인에 대해 여름철 무더위로 냉방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데다 휴가철이 겹치며 사람들의 이동과 접촉이 늘어난 점 등을 꼽고 있다. 따라서, 이번 재유행은 이달 말까지 정점을 찍은 후 자연스럽게 진정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의학계는 이번 재유행세가 지난 2년간 발생했던 소규모 재유행 추세를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의료자원 부족 등 비상 상황 발생을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사회적 방역 대응 시기는 아니기에, 현재로선 유행세가 이달 말까지 증가한 후 자연스럽게 감소하길 기다릴 수 밖에 없다"며 "이전 6번의 오미크론 변이 재유행세와 같이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과정이 예상되기에 이번 유행세를 더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단순 숫자로만 보면 이 정도는 버틸 수 있다"면서도 "병상 숫자로만 보면 감당할 수 있지만 의료대란으로 인력 운영이 어려워 그 부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향후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예상을 넘는 수준으로 급증하면 관리하기 어려운 상황에 닥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에 격리병상을 따로 만들어 이전 유행기처럼 관리해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전담병원을 운영하기도 어려워 이 방법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재유행으로 사회 일선의 혼란이 커지는 사항에 대해선 우려했다.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관심' 단계로 하향하고 감염병 등급도 4급으로 낮아지면서 대부분의 방역 수칙이 해제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코로나19 감염을 인지해도 격리 의무가 없고 병원을 찾아도 비용 문제로 대부분 진단검사를 하지 않아 코로나19가 아닌 인후염 등으로 처방받는 환자들이 많다. 이에 일각에선 감염 환자가 늘어난 만큼 의무 격리 등 방역제도 일부를 재가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 교수는 "현재 유행세로는 일반 직장인을 대상으로 법적 격리 의무를 부과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다만, 법적 약속은 아니더라도 아프면 쉬게 권고하는 문화를 고용주, 국가에서 장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이번 재유행에 대비해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 먼저 코로나19 치료제와 자가진단키트의 시중 공급을 늘리고 있다. 특히 자가검사키트는 이달 내로 500만개 이상을 추가 생산해 시중에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신규 코로나19 JN.1 백신을 도입해 10월부터 접종 실시할 계획이다. 이는 유행 중인 KP.3바이러스에도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당초 1개반 2개팀으로 운영되던 코로나19 대응체계를 1개반 5개단 12개팀으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유행 상황 조사·분석 △국외감시 △치료제 수급 관리 등을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14일에는 질병청을 중심으로 관계 부처가 합동 회의를 개최해 추가 대응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현재 변이 비중이 높은 KP.3에 대한 국내외 기관 분석 결과 중증도와 치명률이 이전 오미크론 변이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며 "오미크론 유행 이후인 2022~2023년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0.1% 수준으로 지나치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건강하고 안전한 여름을 보내기 위해선 실내 환기,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감염병 예방 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질병청이 권고하는 코로나19 등 호흡기감염병 예방수칙이다.

▲기침예절 실천

- 기침할 때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하기
- 사용한 휴지, 마스크는 바로 쓰레기통에 버리기
- 기침 후 손씻기 실천

▲올바른 손씻기의 생활화

-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 외출 후, 식사 전·후, 코를 풀거나 기침·재채기 후, 용변 후 등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 만지지 않기

- 실내에선 2시간마다 10분씩 환기
- 학교, 어린이집 등 시설에서는 출입문과 창문 동시에 열기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있을 시 의료기관 방문하여 적절한 진료 받기

▲코로나 19 증상이 있을 시 마스크 착용을 권고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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