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하다가 사망"...20세男, 아직 젊은데 심장돌연사, 무슨 일?
축구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사망한 20대 남성, 좌심실비대와 판막위협착으로 인한 돌연심장사
한창 건강하던 20대 남성이 친구들과 축구를 하던 중 갑자기 사망했다. 가족들의 그의 사망 6주기를 맞아 돌연심장사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영국심장재단(BHF)을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공유했다.
영국 일간 더선이 보도한 바에 의하면, 더비셔주 드론필드에 살던 톰 헨슨(23)은 2018년 7월 친구들과 축구를 하던 중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를 겪었다. 구급대원들이 그를 병원으로 급히 이송했고, 의료진 또한 젊고 건강했던 청년을 살리고자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그는 사망하고 말았다.
검사 결과 톰은 좌심실비대와 판막위협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좌심실비대는 좌심실 아래쪽 벽이 두꺼워진 상태를 말한다. 이렇게 되면 심장이 뻣뻣해지고 심장내 혈압이 높아지며, 이로 인해 심장이 효과적으로 혈액을 펌핑하기가 어려워진다. 숨가쁨, 다리 부종, 가슴 통증(특히 운동 시), 가슴 두근거림,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판막위협착은 태아기에 발생하는 심장 결손의 일종으로, 심장에서 다른 신체 부위로 혈액을 운반하는 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좁아진 혈관으로 인해 호흡 곤란이나 흉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톰이 가진 이러한 질환들로 인해 심장의 박동이 갑자기 멈추는 심정지(cardiac arrest)가 발생한 것이 그의 사망 원인이었다.
이후 그의 부모는 아들의 이름을 딴 톰 헨슨 자선단체를 설립해 지역사회에 제세동기를 제공하기 위한 기금을 모금했고, 지금까지 34대를 설치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톰의 남동생 조는 당시 톰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구급대원들의 행동에 영감을 받아 현재 999 응급대응팀에서 일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지역사회 응급 구조대원으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영국심장재단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매주 35세 미만 인구에서 12명이 돌연 심장사로 사망한다. 해당 재단은 더 많은 사람들이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 발생할 수 있는 숨겨진 심장질환의 위험성을 인식하길 바란다며, 더 많은 환자를 살리기 위한 연구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기부를 격려하고 있다.
심장질환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돌연 심장사
증상 발현 후 1시간 이내에 심장 원인으로 사망하는 자연사를 돌연 심장사라고 한다. 가슴 통증이나 심계항진(가슴 두근거림) 등의 전구 증상이 나타나며, 이후 1시간 이내에 사망한다.
급성 심근경색증이나 협심증과 같은 관상동맥질환, 확장성 심근병증이나 비후성 심근병증과 같은 심근질환, 대동맥 박리증과 같은 대동맥질환, 대동맥 판막협착증과 같은 판막질환 등 심장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질환들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는 일차적으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생존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생존한 환자는 장기적으로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효과가 입증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삽입형 제세동기(ICD)를 시술 받는 것이다. 삽입형 제세동기는 환자의 심장 박동을 모니터링하다가 갑자기 돌연사를 초래할 수 있는 치명적인 부정맥을 감지하면 제세동 전극선을 통해 전기충격을 주어 이를 멎게 하는 기계다. 그 외에 원인 질환에 따라 생존률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는 약물을 복용하게 된다.
심폐소생술로 생존했다 하더라도 원인 심장질환에 따라 예후는 다양하며, 재발 가능성도 높다. 심정지 기간이 얼마나 길었는지에 따라 뇌-신경 손상에 따른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 평소 관리를 철저히 한다. 신체활동은 걷기나 조깅, 자전거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3회 이상 하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점차 운동량을 늘려나가도록 하고, 평소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엎드리는 등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운동은 피한다. 또한 심장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 사람들이 없는 곳에 혼자 가는 일은 피한다. 갑자기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환자의 가족은 만약을 대비해 심폐소생술을 배워두도록 한다.
국내 급성심장정지 환자 수도 증가세
질병관리청 ‘급성심장정지조사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에 발생한 급성심장정지 환자 수는 1만6592건이다. 급성심장정지는 심장 활동에 심각한 저하가 있거나 멈춘 상태를 말한다. 급성심정지 발생 원인은 질병, 그 중에서도 심인성(심정지 발생 원인이 심장의 기능부전에 의한 경우)인 경우가 77.4%로 가장 많았다.
환자 생존율은 8.8%로 전년 대비 1.0%p 증가했으며, 뇌기능회복률은 5.6%로 전년 대비 0.3%p 증가했다. 생존율 및 뇌기능회복률 향상의 핵심 요소인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2012년 6.9%에서 2022년 29.3%, 지난해 상반기는 29.8%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구급대원이나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와 아닌 경우를 비교했을 때 생존율과 뇌기능회복률은 각각 1.7배, 2.2배 차이를 보여 심폐소생술이 환자의 생존율과 뇌기능회복률을 현저히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