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이 수치' 높은 사람...독감 걸리면 더 아프다?
지질 생성 관련된 ‘올레일-아실기 운반 단백질 가수분해효소(OLAH)’
코로나19나 독감에 걸렸을 때 위중증에 걸리는 사람의 경우 특정 효소 수치가 높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발견은 평소 건강했지만 유독 호흡기질환에 취약한 사람이 있는 원인을 밝혀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셀》에 발표된 호주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영국 가디언이 보도한 내용이다.
호주 멜버른대 도허티연구소의 캐서린 케드지어르스카 교수(바이러스 면역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계절성 독감,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세 종의 바이러스로 입원한 위중증 환자의 혈액을 분석했다. 또 코로나19와 관련된 염증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의 샘플을 분석했다.
그 결과, 사망하거나 증상이 심할수록 ‘올레오일-아실기 운반 단백질(ACP) 가수분해효소’, 약자로 OLAH로 불리는 효소의 수치가 매우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케드지어르스카 교수는 “OLAH는 누구나 체내에 보유하고 있는 효소로 지질을 구성하는 지방산 생성에 관여하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효소”라고 설명했다. 지질은 세포막을 형성하고 체내 에너지를 저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는 “OLAH는 보통 수치가 낮은데 호흡기질환에 걸려 위독해진 환자들에게서 그 수치가 상당히 높이 올라가는 것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의 일원인 멜버른대의 브렌든 추아 연구원(미생물학 및 면역학)은 생쥐에 대한 OLAH의 영향을 추가 조사했다. 그 결과, OLAH가 결핍되도록 유전적으로 조작된 쥐가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증세가 심하지 않고 폐렴이 더 적게 발병하며 더 높은 생존율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OLAH가 병원체를 집어삼키고 제거하는 백혈구의 일종인 대식세포를 자극하는 지질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추론했다. 이러한 지질이 많아지면 바이러스와 싸울 때 유익해 보일 수 있지만 지나치게 높은 수준의 OLAH는 과도한 면역 반응과 해로운 수준의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케드지어르스카 교수는 이제 OLAH가 어떤 환자들이 심각한 증상을 겪을 것인지를 예측하는 데 유용한 표식인지를 조사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를 희망하고 있다. 논문을 검토한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대(ICL)의 피터 오픈쇼 교수(호흡기내과 및 면역학)는 OLAH 수치가 중증 질환의 영향을 미치는 원인인지 또는 OLAH 수치가 다른 염증 상태에도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추가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케드지어르그카 교수는 “임산부와 비만 같은 동반 질환을 가진 고위험군 사람들이 왜 호흡기질환에 더 취약한지에 대한 해답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진은 현재 입원 시 입원 환자를 선별하기 위한 OLAH 기반 진단 방법을 개발 중이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cell.com/cell/fulltext/S0092-8674(24)00800-6?_returnURL=https%3A%2F%2Flinkinghub.elsevier.com%2Fretrieve%2Fpii%2FS0092867424008006%3Fshowall%3Dtrue)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