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때 '이 장르' 음악 들어라! ...뇌신경 활성화한다

‘확장된 편도체’ 회로에서 신경 진동 3배 더 동기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뇌신경이 활성화돼 항우울효과가 발생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뇌신경이 활성화돼 항우울효과가 발생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셀 리포츠(Cell Reports)》에 발표된 중국과 영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의학전문 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보도한 내용이다.

클래식 음악이 개인의 기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구체적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규명된 바가 없다. 중국 상하이자오통대 의대의 쑨보민 교수(신경외과)와 영국 캐임브리지대의 발레리 분 교수(신경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난치성 우울증 치료를 위해 뇌심부 자극을 위한 전극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들 대상으로 뇌파 측정과 신경영상 기술을 적용했다.

연구진은 전두엽에 속한 분계선조침상핵(BNST)과 측좌핵(NAc)를 연결하는 부위에 전극이 이식된 18~65세의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 23명에게 클래식 음악을 들려준 뒤 뇌파를 측정하고 뇌신경활동을 촬영했다. 그 결과 클래식 음악이 감각 정보의 처리를 담당하는 청각 피질과 감정 정보의 처리를 담당하는 보상 회로 사이의 신경 진동을 동기화함으로써 항우울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쑨보민 교수는 “편도체는 감정 정보 처리의 중심적 역할을 담당하는데 BNST-NAc 회로는 ‘확장된 편도체’로 불릴 만큼 편도체와 밀접한 관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연구는 음악이 청각 동기화를 통해 피질-BNST-NAc 회로에서 신경 진동을 3배 더 동기화한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클래식 음악에 친숙한 10명과 클래식 음악이 낯선 13명으로 나눠 분석했다. 클래식 문외한군보다는 클래식 친숙군에서 더 중요한 신경 동기화와 더 나은 항우울 효과가 나타났다. 클래식 친숙군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우울한 기분이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클래식 문외한군에게는 슬픈 선율의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과 기쁨과 흥분이 넘치는 베토벤 교향곡 7번의 세 번째 악장을 들려줬다. 두 음악을 들을 때 우울증 척도의 차이는 없었다.

환자들을 그룹화를 통해 연구진은 음악의 항우울 메커니즘을 더 정밀하게 연구할 수 있었고 개인화된 음악 치료법을 계획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BNST-NAc 진동 결합을 향상시키기 위해 세타 주파수 잡음을 음악에 삽입할 때 클래식 문외한군 환자들이 더 높은 음악 즐거움을 보고했다. 쑨 교수는 “우리는 어떤 음악을 선호하느냐는 개별화된 것이며 음악의 정서적 배경과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향후 연구계획을 세웠다. 우선적으로는 음악과 뇌의 깊은 구조 사이의 상호작용이 우울증 질환에서 어떻게 역할을 하는지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또 청각 외 시각 자극 등이 가미된 다중적 자극이 미치는 영향도 연구할 계획이다. 쑨 교수는 “임상의, 음악치료사, 컴퓨터 과학자, 엔지니어 등과 협업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웨어러블 기기 등 음악치료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헬스 제품 시리즈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cell.com/cell-reports/fulltext/S2211-1247(24)00803-9)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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