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가격 급등에 사라지는 항궤양약 ‘시메티딘’

파모티딘이 대체제로 부상

항궤양주사제 '시메티딘' 제제 수급이 악화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익성 악화로 항궤양주사제인 시메티딘 제제 공급이 중단되고 있다. 항궤양주사는 보통 위와 십이지장 궤양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경구약 복용이 어려운 환자나 마취 전 투여 용도로 사용된다.

12일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오는 10월 15일을 끝으로 JW중외제약 '에취투주'의 수출용 제품은 공급이 중단된다. 위탁제조처가 수익성 악화로 생산을 중단했고, 이를 대신할 만한 생산처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직 시장에는 시메티딘 성분의 '동광세미티딘주(동광제약)', '제일제약시메티딘주사액(제일제약)', '타가메트주사(유한양행)' 등 대체제가 있지만, 쓸 수 있는 약은 제한적이다. 동광제약과 제일제약은 지난해 제조실적이 전무했다. 유한양행 타가메트주사도 2019년 한 차례 공급 부족을 겪었기 때문에 수급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처럼 시메티딘 성분이 공급 부족을 겪는 배경엔 원료 수급과 손익 문제가 깔려 있다. 시메티딘 원료는 주로 해외에서 조달하는데, 공급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반면 보험 약가는 낮은 수준으로 책정돼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업체들의 생산 포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제약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시메티딘과 같은 H2 수용체 길항제인 파모티딘에 주목하고 있다. 두 약물 모두 위산 분비를 촉진하는 히스타민을 억제해 위산 분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파모티딘 제제는 시메티딘 주사제의 적응증을 모두 포함하면서도 마취 전 투약 적응증과 수술 후 신체적 스트레스로 인한 상부소화관 출혈 억제 등의 적응증이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하루 4~6회 투여해야 하는 시메티딘 제제보다 반감기가 길어 투약 횟수가 적다.

파모티딘 제제로는 동아에스티 '가스터주사액'과 명인제약 '모틴주'가 있다. 동아에스티는 가스터주사제를 출시하면서 바이알 액상제형으로 외부 혼입 가능성을 줄였고, 1일 2회 용법으로 공급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메티딘 제제는 높은 공급가격에 비해 낮은 보험약가로 고민하는 제품군 중 하나”라면서 “대체제 이슈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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