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드러내면 남자답지 못하다?"...男정신건강, 더 표현하라!

표현하고 받아들이고… 정신건강?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남성들은 정신적으로 약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걸 억제된 사회에 살아왔다. 그 결과, 남성들의 정신 건강 문제가 치료되지 않고, 만성 스트레스나 진단되지 않은 불안과 우울증 같은 문제로 이어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남자는 태어나서 세 번만 운다'는 말이 어디서 시작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남성들에게 너무 가혹한 말이다. 이런 잘못된 믿음때문에 ‘남자는 강해야 한다’ ‘감정을 드러내는 건 남자답지 못하다’는 부당한 압박을 받게 되는 것이다.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의 심리학자 아담 보랜드(Adam Borland) 박사는, 내가 어떤 문제를 겪고 있으며 그것을 해결하고 싶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보랜드 박사의 조언을 바탕으로 남성들이 건강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습관들에 대해 알아본다.

남성이 정신 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

남성들은 정신적으로 약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걸 억제된 사회에 살아왔다. 남성들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도움을 구하는 것은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느낀다고 보랜드 박사는 설명한다. 특히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으며,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여성적인 특징이라고 배워왔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 남성들의 정신 건강 문제가 치료되지 않고, 만성 스트레스나 진단되지 않은 불안과 우울증 같은 문제로 이어졌다. 2023년,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전국 MENtion It® 설문 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44%가 자신들이 건강한 생활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신 건강을 우선시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무려 65%의 남성이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 같은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주저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여성의 불안과 우울증 비율이 더 높지만, 남성은 자살로 사망할 확률이 여성보다 4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만약 남성들이 정신 건강 문제를 외면할 경우,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중독성 행동이 나타날 수 있으며, 여기에는 알코올 사용이나 약물 사용이 포함된다 △만성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소화기에 이상을 느낀다 △두통도 나타난다 △심장 질환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수면 장애가 생긴다 △뇌졸중의 위험이 높아지기도 한다 △체중이 증가하거나 감소한다.

남성들이 정신 건강을 돌보는 7가지 팁

1. 감정을 인정하기= 당신은 살아 숨 쉬는 존재이고, 그에 따라 감정을 가지고 있다. 남자는 로봇이 아니다. 감정을 무시하고 자동 조종 모드로 하루를 보내는 것은 건강하지 않다. 이는 번아웃과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감정을 파악하고, 그것을 인정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2. 증상 인지하기= 정신 건강을 돌보는 것에 익숙하지 않으면 자신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특히 슬픔이나 스트레스 같은 감정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만약 수면 패턴이 변하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지거나, 집중력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식욕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일이 생겼다면 한 번쯤 의심해 봐야 한다. 남성들은 우울하거나 불안할 때 이를 통제하기 위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고 있어야 한다고 보랜드 박사는 설명했다.

3. 글로 적어보기= 글쓰기에 소질이 없어도 괜찮다. 지금 느끼는 감정이 뭔지 써 보자. 학교가 아니기 때문에 누구도 일기 내용을 지적하지 않는다. 맞춤법이나 구두점, 완전한 문장도 필요 없다. 글쓰기는 자신의 감정 상태를 알아차리는데 좋은 습관이다. 종이에 적는 것만으로도 매우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고 보랜드 박사는 강조했다.

4. 사적인 시간 갖기= 사적인 시간을 갖고, 상대방과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은 정신 건강을 지원해주는 매우 좋은 도구다. 남성들은 종종 일과 생활의 균형이 부족하다. 일을 우선시하고, 집에 돌아오면 가족과 시간을 보내다 잠들며, 다시 반복되는 하루가 시작된다. 그러나 사적인 시간도 필요하다. 친구들을 가끔 만나거나, 산책을 하거나 뒷마당에서 시간을 보내는 등 이런 행동들이 정신 건강과 웰빙에 중요한 요소다. 이와 더불어 한 연구에 따르면, 편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친구가 있는 사람이 삶에 더 만족하며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적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5. 건강하지 않은 대처 방식 인지= 스트레스나 슬픔을 느낄 때 어떤 습관이 있는지 떠올려 보자. 예를 들어, 일을 많이 하거나, 집안일에 몰두하거나, 자기가 응원하는 스포츠 팀 경기 결과에 지나치게 집착하게 되는 경우 등이다.

남성들은 머리가 복잡할 때 그걸 잊기 위해 다른 일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이럴 때 위험한 행동이나 중독적인 습관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평소보다 더 많이 술을 마시거나 비디오 게임에 모든 여가 시간을 할애한다면 의심해보자.

6. 건강한 취미 찾기= 돌이켜보면, 우리는 어릴 때 여러 가지 취미가 있었다. 레고를 만지거나, 별을 보거나, 공룡 그림을 그리거나, 보이스카우트 활동에 참여하는 일 등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이런 행동은 눈에 띄게 줄었다. 이래저래 미루다보니 지금은 취미라 불리기 애매한 것들만 남은 경우도 많다.

그러나 취미는 일상의 스트레스로부터 뇌를 쉬게 하고 창의성과 자기 표현의 감정을 끌어낼 수 있게 도와준다. 2023년 9만3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취미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조군과 비교해 우울감이 적고 전반적인 행복감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7. 몸 움직이기= 정신 건강이 안좋을 때, 운동만큼 하기 싫은 것도 없다. 그러나 운동은 몸과 마음 모두에 가장 좋은 일 중 하나다. 운동은 엔돌핀을 증가시키고, 통증을 완화시키며 신체의 스트레스를 줄인다. 이는 우울증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2019년의 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신체 활동은 우울증 위험을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랜드 박사는 “환자들에게 체육관에 가든 집에서 운동을 하든 운동할 시간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땀을 흘리고, 심장을 뛰게 하며 스트레스와 불안을 해소할 건강한 신체적 발산은 정신건강에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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