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 까다로운 '치밀 유방', AI 접목하니 검사 정확도 ↑
장정민·하수민 서울대병원 유방센터 교수팀
유방암 진단이 까다로운 '치밀 유방'의 진단 정확도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됐다. 유방촬영술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면 진단 성능이 향상되고, 유방초음파를 추가하면 조기 유방암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장정민·하수민 서울대병원 유방센터 영상의학과 교수팀은 치밀 유방 여성을 대상으로, 유방암 보조 진단 방법으로서 AI 프로그램과 유방초음파 성능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유방촬영술은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해 실시하는 검사 방법이다. 만 40세 이상 여성에게 2년마다 선별적으로 권고한다. 그러나 지방이 적고 유선·유관 등 실질조직이 많은 치밀 유방은 영상에서 고밀도의 흰 덩어리로 나타나 검사 민감도가 떨어져 암 진단을 놓치기 쉽다.
국내 여성은 특히 치밀 유방 비중이 높아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유방초음파 등 추가 검사가 필수적이다. 최근 유방암 검진 분야에 AI 기술을 도입해 진단 정확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있지만, 성능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부족했다.
연구팀은 2017~2018년 유방암 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치밀 유방 여성 5707명을 대상으로 △단독 유방촬영술 △유방촬영술+AI △유방촬영술+초음파 진단 결과를 각각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유방촬영술+AI군은 유방암이 없는 사람에게 음성이라고 진단하는 민감도에서 95.3%를 기록, 단독 검사군(94.3%)보다 소폭 높았다. 재검률에선 유방촬영술+AI군이 5%로 나타나 단독검사군 6%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즉 AI 보조진단 프로그램을 병행하면 정상인이지만 유방암으로 진단하는 위양성 사례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반면, 유방암이 있는 환자에게 양성으로 진단하는 민감도는 유방촬영술+초음파군이 97%로 유방촬영술+AI(60.6%)군을 크게 상회했다.
이 밖에 유방촬영술+AI로 진단하지 못했지만, 유방초음파를 통해 추가로 12개의 유방암을 식별할 수 있었다. 이들은 림프절 전이가 없는 조기 유방암으로, 연구팀은 유방암 조기 진단에서 유방초음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 교수는 "AI는 유방촬영술의 특이도를 향상해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판독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치밀 유방 여성의 낮은 진단 민감도를 완전히 보완할 수 없었다"며 "환자 특성에 따라 유방초음파를 함께 적용하면 유방암을 조기 발견하는 맞춤 검진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상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래디올로지(Radi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