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발목 한방치료에 1500만원? 무릎 부상은?
배드민턴협회장 해명에 누리꾼들 반발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이 파리올림픽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뒤 기자회견에서 투척한 ‘폭탄발언’의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1500만원을 들여 한의사를 파견했다”는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의 해명이 오히려 의학계와 누리꾼들을 들끓게 하고 있다.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택규 회장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협회는 안세영의 부상에 대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지원을 해줬다”며 “올림픽 전 유럽 전지훈련에도 1500만원 정도의 예산을 들여 한의사를 파견했다”고 밝혔다. 안세영이 5일 금메달을 딴 뒤 기자회견에서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조금 많이 실망했다”고 토로한 데 대한 해명인 셈이다.
그러나 이런 김 회장의 해명이 오히려 의료계과 누리꾼들의 비판을 부르고 있다. 이를 소개한 뉴스와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는 “요즘 세상에, 명백한 스포츠 부상에 한의사만 파견하다니!” “배드민턴협회는 스포츠의학과 관계가 없나?” “왜 1500만원이나 들여 한의사 파견?”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 누리꾼은 “발목을 치료했다는 한의사의 사례가 곧바로 한방 계통 언론에 보도됐던데, 왜 이런데 1500만원이나 되는 돈을 지원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코메디닷컴이 대한배드민턴협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했더니 협회의 의무위원회가 배드민턴 부상과는 직접 관계가 적은 사람들로 채워져 있었다. 위원회 의료진은 의무위원장을 포함해 치과의사 3명, 한의사 1명,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1명, 정형외과 전문의 1명이었다.
이에 대해 스포츠의학 전문가들의 단톡방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정형외과 전문의 A 박사는 “배드민턴 선수들은 점프와 착지 때 잘 다쳐 발목과 무릎에 부상이 가장 많고, 어깨나 손목 등에 부상도 적지 않은데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의사 위주가 아닌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또 B 정형외과 원장은 “선수가 이를 악물고 경기를 해야 해서 치과의사 위주로 구성한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또다른 대한스포츠의학회 인증전문의 C 박사는 “의무위원 명단을 보니 최고의 전문가들을 섭외했다기 보다는 알음알음으로 구성된 것 같다”며 “이런 비과학적 협회에서 금메달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대한스포츠의학회 오주한 대외협력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은 “상당수 경기 협회가 경기력 향상과 부상 방지를 위해 스포츠의학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 “그러나 일부 학회는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듯한데 이번 일을 계기로 체계적으로 스포츠의학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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