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 때 렌즈 안 빼"... ‘이것’ 감염돼 실명할 뻔 美여성, 왜?
12살부터 렌즈 착용 후 철저히 관리했지만...샤워 때 렌즈 안빼 기생충 감염으로 각막 이식까지 받아
콘택트렌즈를 끼고 샤워한 미국 여성이 시력을 잃을 뻔한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미국 매체 뉴스위크,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에 사는 레이첼 프로크노는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채 샤워한 뒤 가시아메바 각막염에 걸렸다. 가시아메바 각막염은 하천, 토양 등에 사는 기생충으로 사람에게 감염되면 각막염 등 각막 질환을 유발한다.
12살부터 콘택트렌즈를 꼈던 레이첼은 평소 렌즈를 철저히 관리해왔다. 렌즈를 끼고 잠을 자지 않고, 주기적으로 렌즈를 교체하는 등 사용 수칙을 준수한 것이다. 레이첼은 “렌즈를 끼고 잠을 자는 습관도 없었고 렌즈를 항상 새 것으로 교체하면서 착용했다”며 “보관할 때도 콘택트렌즈 전용 용액만 사용했고, 두 달에 한 번씩 렌즈 케이스도 바꿔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렌즈를 끼고 샤워하는 행동이 눈 건강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레이첼은 결국 오른쪽 눈을 잃을 뻔했다. 렌즈를 낀 채 샤워를 마친 그는 오른쪽 눈의 흐릿함 등을 느꼈다. 임신 3주차였던 그는 병원을 찾았지만 다섯 차례 오진을 받고 치료가 늦춰졌다.
결국 37주차에 본격 치료받기 시작한 레이첼은 3개월간 매시간 안약을 넣고, 여러 약물을 복용했다. 임신한 상태였기에 약물 부작용의 위험도 있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레이첼의 눈 상태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다. 앞이 보이지 않는 증상에 이르렀고 빛과 손의 움직임만 간신히 볼 수 있었다.
현재 레이첼은 사망한 사람의 각막을 기증받은 뒤 시력을 회복하는 단계다. 시력표에서 가장 큰 글자까지 보고 읽을 수 있게 된 레이첼은 “샤워할 때 콘택트렌즈를 끼고 있다가 한쪽 눈이 실명한 경험은 내가 겪은 일들 중에 가장 끔찍한 고통이었다”며 “각막 이식을 받고 시력을 되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어 “기증자, 의사, 이 시련을 이겨낼 수 있게 도와준 가족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덧붙였다.
콘택트렌즈 끼고 사워하면 세균 감염에 더 취약...미생물니 눈과 렌즈 사이에 가둬져
사연 속 여성처럼 콘택트렌즈를 끼고 샤워하면 각종 세균에 감염돼 각막이 손상될 위험이 높다. 렌즈를 끼지 않은 눈보다 위험성이 더 크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상태에는 미생물이 눈과 렌즈 사이에 가둬지고 쉽게 증식한다.
다양한 미생물 중에서도 레이첼이 감염된 가시아메바같은 기생충에 노출되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가시아메바에 감염되면 안구 통증, 출혈, 시야 흐릿해짐 등을 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구적인 시력 저하,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에는 가시아메바 외에도 아데노바이러스 등 서식...물놀이 시설에선 어떻게?
물에는 가시아메바뿐 아니라 아데노바이러스 등 각종 미생물과 이물질이 많다. 이런 기생충에 눈에 들어가면 흰자위가 빨개지거나 가렵고, 눈물이나 눈곱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분비될 수 있다. 눈 건강을 위한다면 샤워뿐 아니라 수영장과 바다 등에서는 가급적 렌즈를 끼지 않는 게 좋다.
부득이하게 렌즈를 낄 수밖에 없다면 물안경이나 고글을 써야 한다. 얼굴에 잘 밀착되도록 착용해 눈에 물이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눈에 물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물놀이가 끝난 다음에는 렌즈를 버려야 한다. 혹시 모를 감염 위험을 제거하려면 콘택트렌즈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게 바람직하다. 물놀이 전용 일회용 콘택트렌즈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