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없는 치킨윙 먹고, 뼈 때문에 식도 뚫려"...평생 심장 망가진 男, 소송 결과는?

8년 전 뼈없는 치킨윙 먹고 뼈로 인해 식도 뚫린 50대 남성... 식당과 업체 측 대상 손해배상 청구 냈지만 기각, 최근 7월 25일 대법원 판결 나와 상식에 반하는 결과라 비판 커져

식당에서 '뼈 없는 치킨 윙'을 시켜 먹다가 '치킨 뼈'로 인해 식도가 파열돼 평생 지속될 심장 및 폐 문제를 겪고 있는 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8년전에 발생했지만, 이달 초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의식을 잃고 누워 있는 사연의 주인공 마이클. 당시 의료진이 발견한 치킨뼈(위시본 조각) [사진=영국 일간 더선 보도 갈무리]
식당에서 '뼈 없는 치킨 윙'을 시켜 먹다가 '치킨 뼈'로 인해 식도가 파열돼 평생 지속될 심장 및 폐 문제를 겪고 있는 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8년 전에 발생했지만, 이달 초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평생 건강 상 피해를 입게 된 이 남성이 식당과 치킨 공급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후 8년이 지난 최근 7월 대법원 판결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마이클 버크하이머(65)는 2016년 아내 멜리사와 친구들과 함께 한 식당에서 파마산 갈릭 소스를 뿌린 '뼈 없는 치킨 윙'을 주문했다. 이 식당은 전에도 몇 번 식사를 한 적이 있는 곳이다. 마이클은 치킨을 먹고 있을 때 목에 무언가가 걸린 느낌을 받았다. 처음에는 고기 조각이 잘 안 씹혀 삼켜졌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치킨 뼈가 식도 뚫어...위로 음식물 못가고 심장과 폐 공간으로 떨어져 세균 증식에 감염돼 두 차례 혼수 상태 

며칠 후 마이클은 열이 나기 시작하고 극심한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 그를 검사한 의료진은 마이클의 배에서 길이 3.3~5cm 정도의 위시본(wishbone) 조각, 즉 닭의 가슴뼈에서 V자 모양으로 연결된 뼈의 한쪽을 발견했다. 문제는 이 뼈가 그의 식도를 뚫어 구멍을 냈던 것이다. 마이클이 먹은 음식물은 위로 제대로 들어가지 않고 구멍을 통해 흉강(가슴강)으로 빠지게 됐다.

흉강은 폐와 심장을 포함한 중요한 기관들이 있는 공간이다. 음식물이 폐와 심장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면 그 부위에 세균이 쉽게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정상적으로 위에 음식물이 유입되면 위산이 세균을 죽인다. 흉강에서는 세균을 죽이는 산이 없기 때문에 세균이 번식하면서 감염을 일으킨 것이다. 마이클은 이 세균 감염으로 인해 흉강에 공 크기만 한 큰 농양(고름 주머니)도 형성됐다.

마이클은 심장에 마비가 오기도 했고 폐가 손상되는 등의 고통을 겪었다. 두 차례나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두 달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었던 마이클은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심장과 폐에 지속적인 손상이 가해졌다. 이 사건으로 인해 그는 심리적 외상도 생겼다. 그는 미국 매체 Fox19 등과의 인터뷰에서 "내 흉강에 야구 공만 크기의 세균 덩어리가 만들어졌고 이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겼다. 다시는 예전 같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뼈없는 치킨윙에 뼈가 있을수 있다는 경고 없었다"...업체 상대 소송냈지만 처음에 기각→항소 

이 사건은 2016년 4월 1일 발생, 당시 식당에서 윙을 먹었던 마이클은 업체 측의 과실로 자신이 건강상의 피해를 입었고, 뼈없는 치킨윙을 시켰음에도 식당측이 윙에 뼈가 있을 수 있다는 경고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식당을 비롯, 오하이오 주 해밀턴에 있는 윙즈온브룩우드(Wings on Brookwood) 공급업체 및 치킨을 가공한 농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이 소송은 처음에 기각됐다. 마이클과 그의 변호사 롭 스토카는 항소했다. 결국 오하이오 대법원까지 갔으며 이에 대한 판결이 최근 내려졌지만 그 결과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구체적으로 대법원은 '뼈 없는 윙'이라는 표현이 '뼈가 전혀 없다는 것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해석하면서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식당과 관련 업체들이 이 표현으로 인해 법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의무가 없고, 마이클은 건강문제와 관련된 비용 및 손해에 대해 배상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치킨 공급업체와 농장은 '터무니없는 소송'이 끝났다고 말하며 판결을 기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관 4:3 의견 팽팽...뼈없는 윙은 요리 방식 의미 vs '뼈 없는' 단어에 뼈가 없다고 보는게 상식

대법원은 4:3으로 '뼈 없는 윙'이라는 용어는 단지 '요리 방식'을 의미할 뿐, 문자 그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이 우세했다. 다수의 의견을 대변한 조셉 T 디터스 대법관은 "메뉴에서 '뼈 없는 윙'을 읽는 식당 손님은  뼈가 없는 치킨 윙으로 만들어졌다고 믿지 않을 것"이라며 "마치 '치킨 핑거스'를 먹는 사람이 손가락을 먹었다고 믿지 않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다른 대법관은 '완전한 허튼소리'라고 표현했다. 마이클 P 도넬리 대법관은 "부모들이 뼈 없는 윙이나 치킨 텐더, 치킨 너겟, 치킨 핑거를 어린 자녀들에게 먹일 때 뼈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는가? 물론 그렇지 않다"고 했다. 사람들이 '뼈 없는'이라는 단어를 보면, 당연히 '뼈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며 모든 상식적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오하이오 주 상원의원(민주당원) 빌 드모라는 비슷한 상황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음에 따라, 피해자인 마이클이 원했던 것처럼 배심원 앞에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법안을 도입할 계획이다. 그는 "이번 판결은 터무니없고 상식이 결여돼 있다"고 비판하면서 "어떤 상식이나 논리를 가진 사람이 '뼈 없는'이라는 단어가 뼈를 포함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지난 7월 25일 오하이오 대법원의 해당 판결에 대해 일부 판사들은 이 다수 의견에 반대하며 상식적인 해석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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