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20대 男 흰머리 염색했다가 생긴 일, 왜?
염색 약 속 파라페닐렌다이아민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풍선처럼 머리 부풀어오른 남성의 사연...염색약에 흔히 쓰이는 화학성분, 사용 전 알레르기 테스트 해야
흰머리를 가리려고 집에서 염색했다가 이마에서부터 머리가 풍선처럼 부풀어오른 남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랭커셔 블랙번에 사는 라이언 브릭스(27)가 겪은 끔찍한 사연을 보도했다. 그는 지난 달 27일 그의 어머니가 사다 준 검은색 염색약을 사용한 후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렸다.
염색을 하기에 앞서 염색 약에 피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테스트를 해야 했지만, 이를 몰랐던 그는 곧바로 두피까지 염색약을 발랐다. 화끈거리는 느낌이 들었지만 원래 일어나는 반응이라 생각하고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일어난 그는 헤어라인 주변으로 발진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단순히 염색 약에 심한 반응이 생겼다 여긴 그는 평소처럼 출근했으나, 이후 머리가 점점 부풀어오르고 심한 가려움 증상이 나타났다.
동료들은 그를 병원에 가라고 돌려보냈고, 병원을 찾은 그에게 의사는 반응이 더 심해지면 다음날 다시 내원하라고 한 후 돌려보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머리는 점점 부풀어올라 얼굴까지 퍼졌고, 마침내 한쪽 눈을 뜰 수 없을 지경이 됐다.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이송된 그에게 의료진은 염색약에 들어있는 파라페닐렌다이아민(paraphenylenediamine) 성분에 대해 반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는 그를 입원시켜 13시간 동안 관찰한 후, 부기가 목과 기도까지 퍼지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퇴원시켰다. 퇴원 후에는 부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5일 동안 매일 25개의 약을 복용했다. 지금은 두피에 딱지가 가득 생겼지만, 얼굴은 정상으로 돌아온 상태다. 그는 “목과 그 이상으로 퍼질 수 있어 상황은 더 심각해질 수 있었다”며 “매번 패치 테스트를 하라”고 강조했다.
염색약 속 PPD 성분, 심한 경우 호흡곤란 위험까지…사용 전 반드시 피부 테스트 거쳐야
파라페닐렌다이아민(PPD)은 염색약에 흔히 쓰이는 화학성분으로, 산화되어 어두운 색을 낸다. 하지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성분이며, 머리 염색을 한 후 발생하는 피부 접촉성 알레르기는 이 성분 때문인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면 피부 붉어짐, 따끔거림, 가려움증, 발진, 작열감 등이 증상이 일어날 수 있고 심한 경우 사연 속 남성처럼 얼굴이 부어 오르거나 기도가 막혀 호흡곤란까지 올 수 있다.
해당 성분에 대해 알레르기 유무를 확인하려면 염색 전 반드시 피부 테스트를 해야 한다. 패치 테스트는 팔 안쪽이나 귀 뒤쪽에 염색약을 동전만한 크기로 바른 후 약 48시간 정도 관찰해 가려움이나 발진 등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염색 약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염색 약 선택 시 이 성분이 들어있는지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염색을 할 때는 가능한 두피에 염색 약이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물론 아무리 조심해도 두피에 어느 정도 약물 성분이 닿게 되기 때문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을 찾아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제 등 적절한 약을 처방 받아 증상을 가라앉혀야 한다.
한편,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3년 유전독성 및 위해성 우려가 있는 염모제 원료 5종 △o-아미노페놀 △염산m-페닐렌디아민 △m-페닐렌디아민 △카테롤 △피로갈롤을 화장품 사용금지 성분으로 지정했다. 여기에 추가 8종으로△니트로-p-페닐렌디아민 △과붕산나트륨, 과붕산나트륨 일수화물 △2-아미노-4-니트로페놀 △2-아미노-5-니트로페놀 △황산 o-아미노페놀 △황산 m-페닐렌디아민 △염산 2,4-디아미노페놀 △황산 o-클로로-p-페닐렌디아민도 위해성 물질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2019년 유전 독성물질로 지정된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성분을 포함해 총 14개 성분이 위해성 물질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