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많이 쓰면 뇌가 아플 수 있다?

좌절감, 짜증, 스트레스, 성가심 등의 불쾌한 감정 유발돼

정신적 노력을 많이 기울일수록 좌절감, 짜증, 스트레스, 성가심 같은 불쾌한 감정을 더 많이 경험할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힘겨운 정신노동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뇌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것이 과장된 것만은 아니라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정신적 노력을 많이 기울일수록 좌절감, 짜증, 스트레스, 성가심 같은 불쾌한 감정을 더 많이 경험한다는 것. 5일(현지시간) 미국심리학회 학회지인 《심리학 회보(Psychological Bulletin)》에 발표된 네덜란드 라드바우트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책임자인 라드바우트대의 에릭 바일레벨트 교수(심리학)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다양한 인구와 업무에서 정신적 노력이 불쾌감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엔지니어나 교육자와 같은 전문직 종사자가 업부수행 할 때 염두에 둬야 할 중요 사항”이라며 “사람들이 상당한 정신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는 그들의 노력에 대한 지원이나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019년~2020년 발표된 170건의 연구를 분석했다. 29개국 출신 의료 종사자, 군인, 아마추어 운동선수 등 다양한 직종 종사자로 구성된 총 4670명이 연구 대상이었다. 이들에게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 낯선 환경에서 길 찾기, 골프 스윙 연습, 가상현실 게임하기 등 두뇌를 써야 하는 350개 이상의 다양한 과제가 주어졌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를 종합한 결과, 정신적 노력이 불쾌한 감정을 유발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정신적 노력과 불쾌한 감정 사이의 연관성은 지역적 차이가 컸으며 유럽이나 북미보다 아시아국가에서 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개인의 학습 이력이 정신적 노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아시아 국가의 고등학생들은 유럽이나 북미의 고등학생들보다 학업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더 일찍 더 높은 수준의 정신적 노력을 견디는 방법을 배웠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 불쾌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여전히 그 일에 참여한다는 점도 흥미롭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체스를 두는 이유는 무얼까요”라고 바일레벨트 교수는 질문을 던진 뒤 다음과 같이 답했다. “사람들은 특정 활동에 정신적 노력을 기울이면 그에 대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체스의 이점이 비용보다 크다면 사람들은 체스를 선택하게 되고 심지어 체스를 즐긴다고 말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노력하는 활동을 추구하기로 선택한디고 해서 이를 정신적 노력을 즐긴다는 것으로 간주해선 안 될 것”이라며 “정신적으로 힘들기 때문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힘듦에도 불구하고 그를 선택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관리자와 교사는 다른 사람들에게 힘든 일을 처리하도록 압박할 때 이 점을 염두에 둬야 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표면적으로 직원과 학생들은 종종 정신적으로 힘든 활동을 선택한다고 해서 그것을 즐기는 성향이 있다고 섣불리 결론 내려선 안 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정신적인 노력을 정말 싫어합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apa.org/pubs/journals/releases/bul-bul0000443.pdf)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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