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마운자로 글로벌 공급난 해소 조짐...위고비는 '글쎄'
FDA, 공급 부족 의약품서 해제...릴리 "부족 사태 조만간 끝날 것"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 치료제의 공급 부족 사태가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높아진 시장 수요 만큼 제조 및 생산시설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며, 올 연말까지는 글로벌 시장에 정상적인 물량 공급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물량 공급이 가능한 상황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릴리의 데이비드 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블룸버그 등 주요 매체와 인터뷰에서 "공급 부족 문제는 조만간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GLP-1 유사체 작용제 계열 선발 품목인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경우 미국 시장에서도 여전히 공급 부족 의약품 상태를 유지했다.
마운자로는 현재 시장에 진입한 비만약 가운데 유일한 GIP(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GLP-1(glucagon-like peptide-1) 이중효능제로 평가된다. GIP, GLP-1은 인크레틴 호르몬의 일종으로 인슐린 분비 촉진 및 인슐린 민감도 개선, 글루카곤 분비 감소, 식욕 조절, 포만감 유지 등에 영향을 미친다. 마운자로는 GIP 및 GLP-1 수용체 모두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식전과 식후 혈당을 낮추고, 체중과 체지방량을 줄이는 작용을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비만 및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의 글로벌 공급 상황에 파란불이 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약물은 주요 성분인 터제파타이드의 투여 용량을 달리해 '젭바운드(비만약)'와 '마운자로(제2형 당뇨병)'라는 제품명으로 각각 허가를 받았다. 두 제품 모두 올해 4월만 해도 FDA 공급 부족 의약품 명단에 포함된 바 있다.
릴리 아나트 아쉬케나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앞서 열린 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 1분기 말까지 글로벌 공급 부족 사태를 완화하기 위해 7곳의 제조시설을 가동하거나 새롭게 건설 중인 상황"이라며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아쉬케나지 CFO는 "연말까지 가동을 목표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공장 등을 건설 중이고, 지난 5월에는 인디애나주에 총 90억 달러를 투자해 합성의약품 원료 제조시설을 짓고 있다"며 "이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릴리의 마운자로는 최근 국내에서도 허가 작업을 끝마쳤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7월 한국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를 만성 체중 관리를 위한 보조제로 승인을 결정했다. 마운자로는 지난해 6월,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개선을 위한 식이 요법 및 운동 요법의 보조제로 최초 적응증을 획득한 바 있다.
한편,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는 FDA 공급 부족 의약품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시장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공급 부족 예상기간은 여전히 '미정'으로 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