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 궁사는 강심장”...심장 건강과 심박수의 관계는?
기준 심박수 너무 높으면 조기 사망 위험 증가
한국 양궁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전 종목을 석권했다. 특히 한국 여자 양궁은 올림픽 단체전 10연패의 신화를 썼다. 비결 중 하나로 한국 선수들의 ‘강심장’이 꼽힌다.
선수들의 심장 상태는 경기 때 측정되는 심장박동 수(심박수)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성인이 움직이지 않고 휴식을 취할 때 나타나는 평균 심박수는 60~100bpm(분당 심장 박동수)이다.
올림픽 같은 큰 무대에서는 긴장도가 올라가 심박수가 높아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여자 양궁 단체전 한국-중국의 결승에서 한국 선수들은 중국 선수들에 비해 안정된 심박수를 보였다.
예로써 한국팀 전훈영의 심박수는 휴식을 취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70~80bpm 사이를 오갔다. 4세트 전훈영의 심박수는 76bpm까지 내려갔다가 활을 쏘기 직전 81bpm까지 올랐다.
그 결과는 10점이었다. 반면에 중국팀 안취쉬안의 심박수는 최고 108bpm까지 올라갔다. 이 때 안취쉬안은 8점과 9점 사이에 활을 쏴 라인에 걸린 9점을 얻어냈다.
연구에 따르면 심박수와 양궁 경기 결과는 연관성이 있다. 중국 난징대 연구팀이 양궁 선수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활을 쏘기 전 심박수가 높은 선수들은 점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자료를 토대로 심박수와 혈압, 심장 건강에 대해 알아봤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심박수는 심장이 1분간 뛰는 횟수다. 혈압은 혈액이 혈관 속을 흐르고 있을 때 동맥벽에 미치는 압력이다.
이 두 가지는 ‘활력 징후’여서 병원이 함께 측정한다. 사실은 이 두 가지는 각기 별개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다르다.
“심박수가 빠를수록 수명이 짧아진다?”=중국에서 나온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80~90의 높은-정상 휴식 심박수를 가진 사람들은 심박수가 60~69인 사람들보다 수명이 40%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좋은 소식은 활발한 걷기와 같은 적당한 운동을 매일 15~30분 정도 하면 사망률 증가를 상쇄시킬 수 있고 수명 손실을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연구는 운동 등 신체 활동이 심장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더 긴 수명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적당한 신체 활동조차도 이점이 있다”고 말한다.
“고혈압은 높은 심박수보다 더 위험하다?”=맞는 말이다. 혈압이 평균을 초과하면 심장병이나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 고혈압은 신체의 혈관에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수축기 혈압 115㎜Hg를 기준으로 20㎜Hg씩 증가할 때마다 심장마비, 뇌졸중, 심부전 또는 만성 신장병의 위험이 두 배로 증가한다”고 말한다. 심박수 상승도 위험의 징후 일 수 있지만 인과 관계는 명확하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기준 심박수가 빠른 사람들은 심장 문제와 조기 심장 사망을 겪을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빠른 심박수가 문제의 원인인지 아니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신호인지는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박수와 혈압은 항상 같이 바뀐다?”=혈압과 심박수가 종종 같이 오르거나 내리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위험에 처했을 때 혈압과 맥박이 동시에 급상승한다.
하지만 심박수가 올랐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혈압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이와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