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단백질 분해하는 새로운 치료법
[바이오키워드] TPD
‘표적 단백질 분해제(Targeted Protein Degradation, 이하 TPD)’가 항암제 시장에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표적 항암제'가 암세포를 유발하는 특정 단백질의 생산을 억제하는 작용을 했다면, TPD 치료제는 문제가 되는 단백질을 직접 분해하고 제거하는 효과를 가졌다. 따라서 표적 항암제의 단점으로 거론되는 약물 내성과 효능 저하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암 치료법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TPD는 세포 내 단백질 분해 시스템을 활용해,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을 식별하고 분해하는 플랫폼 기술을 말한다. 표적 항암제의 경우 특정 단백질에만 작용해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단백질과 약물이 결합하는 부위에 변이나 내성이 생겨 효능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TPD는 이러한 표적 항암제가 가진 한계점을 보완한 기술로, 단백질 분해 효능을 높이고 부작용을 줄인 치료법이다.
현재 TPD 치료제 시장도 개발사 간 기술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며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는 TPD 전문 개발사인 아비나스와 유방암 신약 개발을 시작했고, 머크 또한 선두권 업체인 프로시젠으로부터 TPD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사들였다.
국내에서도 SK바이오팜이 지난해 620억원을 투자해 미국 TPD 전문 기업 프로테오반트를 인수했으며, 국내 바이오기업 오름테라퓨틱이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 이어 미국 제약사 버텍스에 TPD 원천 기술을 이전하는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유한양행은 올해 유빅스테라퓨틱스로부터 최대 1500억원 규모의 TPD 치료제 기술을 도입했으며, 제넥신도 이피디바이오테라퓨틱스를 흡수 합병했다.
이외에도 대웅제약과 삼진제약이 TPD 기반 신약 개발 기업인 핀테라퓨틱스와 협업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으며, 이노큐어테라퓨틱스는 자체 보유한 TPD 후보물질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며 기술 이전 계약에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