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강 수영 후 감염자 속출...배설물서 나오는 '이 균' 때문?

"장구균 등 오염 가능성...물놀이때 물 삼키거나 귀에 들어가지 않도록"

지난 1일 캐나다 트라이애슬론 선수 캐나다 타일러 미슬로추크가 수영 후 구토를 하고 있다. [사진=TuitaWiill X(구 트위터) 영상 캡쳐]
2024 파리올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야외 수영이 열리는 센강에서 경기를 치른 선수들이 잇단 감염병 증세를 호소하며 수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의료계는 동물·사람 배설물에서 유래한 세균 감염을 원인으로 보고, 수질 검사가 이뤄지지 않은 곳에서 하는 물놀이는 지양할 것을 당부했다.

5일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벨기에 올림픽 위원회는 "지난 4일(현지시간) 센강에서 수영했던 여자 트라이애슬론 선수 클레어 미셸이 몸이 아파 혼성 계주 경기에 기권한다"고 밝혔다. 앞서 현지시간 1일 캐나다 타일러 미슬로추크 선수는 센강 수영 이후 구토를 하는 등 이상 증세를 호소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파리올림픽 위원회 측은 해당 선수들의 증상 원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외신들은 올림픽 개최 이전부터 센강이 수질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했음을 근거로 수질 오염에서 오는 '세균 감염'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과거 파리시가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펼쳐질 알렉상드르 3세 다리 근처에서 채취한 샘플에서는 장구균 농도가 100ml당 1000개를 초과했다. 이는 허용치의 2.5배 이상이며, 이 상태에서 수영하면 위장염이나 결막염, 외이염, 피부 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대장균 역시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파리시는 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센강 정화 사업에 2015년부터 15억 유로(약 2조2400억원)를 투입했다. 그런 뒤 지난달 센강 4개 지점에서 채취한 샘플 분석 결과 대장균과 장구균 농도가 세계수영연맹 수영 가능 기준에 적합했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26∼27일 폭우로 수질이 다시 악화하자 올림픽 조직위는 28일과 29일로 예정됐던 '수영 훈련'을 취소했다. 30일로 예정됐던 트라이애슬론 남자부 경기도 경기 당일 하루 연기되는 등 수질 논란이 계속됐다.

의료계도 물속 세균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충분히 정수 되지 않은 자연수(水)는 동물·사람 배설물에서 유래된 대장균 등 세균 오염 가능성이 있다"며 "발만 담근 정도가 아닌 전신을 담그는 수영이라면 언제든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외에도 물속 기생충류가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이들 균이 몸 안에 들어오면 구토, 설사 등 위장관 질환을 일으킨다"며 "또 이들 세균은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다. 감염 부위가 붓고 빨갛게 되며 가려움증, 통증 등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대장균, 장구균 등 세균 오염은 파리 센강뿐만 아니라, 국내 하천에서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 이에 엄 교수는 여름철 야외 물놀이 감염병 예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지자체 혹은 정부에서 수질 검사 후 안전성이 입증되거나 정수가 된 장소인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물놀이 장소로 지정된 곳이 아니라면 안 들어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또한 "지정되지 않은 장소에 들어갔다면 물을 삼키거나 귀에 들어가지 않게 주의하고 물놀이 후 몸을 깨끗이 씻고 건조하는 것이 좋다"며 "구토, 설사 증상이 발현하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며 증상이 24시간 지속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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