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응고제 의외의 효과"...헤파린, '뱀 해독제'로 재활용 할 수 있다?

현재 치료제보다 값싸고 효과는 더 커

혈액 응고 방지제인 헤파린을 코브라 독에 대한 저렴한 해독제로 재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매년 전 세계적으로 수천 명의 사람들이 뱀에 물려 죽는다. 사망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뱀의 독으로 신체 조직이 괴사해 절단하게 되는 사람도 수십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현재의 항독제 치료는 비용이 많이 들고, 물린 부위의 살괴사를 효과적으로 치료하지 못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술지 《사이언스 중계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흔히 사용되는 혈액 응고 방지제인 헤파린을 코브라 독에 대한 저렴한 해독제로 재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드니대와 리버풀 열대의학대학원의 연구진은 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을 사용해 코브라 독이 물린 부위 주변의 살을 죽이는 괴사를 일으키는 데 필요한 인간 유전자를 찾았다. 필요한 독의 표적 중 하나는 많은 인간과 동물 세포가 생성하는 관련 분자인 헤파란과 헤파린을 생성하는 데 필요한 효소이다. 헤파린은 세포 표면에 있고 헤파린은 면역 반응 중에 방출된다. 두 가지의 유사한 구조는 독이 둘 다 결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 지식을 사용해 인간 세포와 생쥐의 괴사를 막을 수 있는 해독제를 만들었다.

리버풀 열대의학대학원 뱀물림 연구 및 개입 센터장이자 이 논문의 공동 책임 저자인 니콜라스 케이스웰 교수는 “뱀물림은 소홀히 다루어지는 열대성 질병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질병으로, 그 부담은 주로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의 농촌 지역 주민들에게 전가된다”며 “현재의 항독제는 물린 부위 주변에 고통스러운 점진적 부기, 물집 및/또는 조직 괴사를 수반하는 심각한 국소 중독에 대해 대체로 효과가 없어 사지 기능 상실, 절단 및 평생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드니 대학 찰스 퍼킨스 센터와 과학부의 연구 책임 저자인 그렉 닐리 교수는 "우리의 발견은 코브라 물림으로 인한 괴사로 인한 끔찍한 부상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독의 흐름을 늦춰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저자인 시드니대의 티안 두 박사는 “헤파린은 저렴하고, 어디에나 있으며, 세계보건기구에서 필수 의약품으로 지정한 약물이다. 성공적인 인체 실험 후, 비교적 빠르게 출시돼 코브라 물림을 치료하는 저렴하고 안전하며 효과적인 약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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