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생식기 모두 가져"...어릴 땐 男, 커서는 女의 삶 사는 사람, 무슨 일?

남성과 여성 생식기 모두 가진 여성의 사연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를 모두 가지고 태어났다는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왼쪽 주인공과 오른쪽 그의 약혼자 [사진='더미러' 보도내용 캡처]
어릴 땐 남자로 자랐고 커서는 여자의 삶을 선택했다.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를 모두 가지고 태어났다는 이 사람, 자신이 가진 두 개의 성 정체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삶의 과정이 공유됐다.

영국 일간 더미러에 의하면, 모건 알리야 윌리엄스는 자신을 인터섹스(intersex)라고 부른다. 그는 “나는 남성과 여성의 신체 일부를 모두 가진 인터섹스 여성으로 태어났다”며 “이상하게 들리지만 그게 내가 태어난 모습이고 나는 그걸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그의 어머니는 모건을 아들로 키웠다. 하지만 그는 남자로 살아가는 게 힘들고 억지스럽게 느껴졌다. 이후 성인이 되어 자신의 상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된 그는 여성으로 살아가기로 결정했고, 현재 커티스라는 남성을 만나 약혼한 상태다.

이 같은 사실을 밝힌 후 두 사람은 온라인에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사람들은 그가 명백히 남자라고 말했고, 연인인 커티스의 성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사랑도, 증오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인터섹스라고 밝히며 연락해왔고, 내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숨지 않고 나올 수 있게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남성과 여성의 특징 모두 가진 인터섹스, 성적 발달 장애(DSD) 혹은 차이

인터섹스는 성적 발달 장애(disorders of sexual development)를 이르던 용어로 염색체나 생식기, 호르몬, 내부 생식기관이 남성이나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구조에 맞지 않는 특성을 하나 이상 가지고 태어난 상태를 이른다. 일부는 여전히 인터섹스라는 용어를 선호하기도 하고, 일부는 ‘장애(disorder)’보다 ‘차이(differentiation)’라는 용어를 선호하기도 한다.

성적 발달 장애(DSD)는 두 가지 성별의 특징을 가지는 다양한 상태를 이르는 말로 가령 XY 염색체를 가지고 있지만 여성이 생식기를 가지고 있거나, XX 염색체를 가지고 있지만 남성의 생식기를 가지는 경우, 난소와 고환 조직 모두를 가지는 경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일반적인 XX나 XY가 아니라 X 염색체(XO) 하나만 가질 수도 있고, XXY와 같이 염색체가 혼합되어 있을 수도 있다.

이러한 특성은 대개 태어날 때 발견되지만, 차이가 분명하지 않은 때도 있다. 때문에 사춘기나 성인이 되어 수술이나 검사 중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의 약 1.7%가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능한 원인으로 유전적 변이, 안드로겐 수용체 유전자의 변화, 배아 발달 중 특정 호르몬 노출, 성 결정 Y 유전자(SRY) 부재나 이상, 생식기 발달과 관련된 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미치는 기타 유전적 질환 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성 정체성 가져…트렌스젠더와는 달라

사람은 태어나면 성(性, sex)이 정해진다. 출생증명서에 기록되는 성별이다. 생식기관의 외관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염색체, 호르몬 수치, 생식기관의 해부학적 구조가 성별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면, 성별(gender)은 사회적 상황에서 주어진 성에 따라 행동, 외모,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역할을 의미한다. 문화마다, 시대마다 다를 수 있다. 성 정체성이란 태어날 때 부여된 남성 또는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분류에 관계없이 자신이 스스로를 어떻게 인식하고 느끼는지를 말한다.

인터섹스인 사람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진다. 대부분은 태어날 때 부여된 성별과 일치하는 성 정체성을 갖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런 점에서 태어날 때 부여된 성과 반대의 성으로 자신을 인식하는 트렌스젠더와는 다르다. 특정한 성적 지향과도 관련이 없다.

과거에는 인터섹스인 아이의 성기를 출생 시 부여된 성별과 일치시키거나, 일치하지 않는 생식기관을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했다. 이런 수술은 보통 아이가 만 2세가 되기 전에 시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수술이 불필요하다는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UN, 인터섹스 옹호 단체들은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영유아에게 의학적으로 불필요한 수술과 치료를 하는 것과 관련해 우려를 표한다. 그들은 자녀가 자신의 성에 대해 스스로 선택을 내릴 수 있을 만한 나이가 되었을 때 수술이나 치료를 받을지, 받는다면 어떤 치료를 받을지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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