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떨어지고, 콜레스테롤수치 높아도 치매 위험 쑥”

란셋치매위원회, 치매 위험요인 14가지로 확대…“전체 치매 원인의 약 45%에 해당”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에 잘 걸릴 수 있는 위험요인이  열 네 가지로 늘어났다. 시력 상실과 높은 LDL콜레스테롤 수치 등 두 가지가 새로 추가됐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란셋(Lancet)≫의 ‘란셋 치매 위원회(Lancet Commission on dementia)’는 종전의 ‘치매 위험요인 12가지’에 시력상실,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두 가지를 새로 추가한다고 최근 밝혔다.

란셋치매위원회는 4년 전 치매 위험요인 12가지를 발표한 바 있으며 여기에는 낮은 교육수준, 신체활동 부족, 흡연, 과음, 고혈압, 비만, 당뇨병, 청력상실, 외상성 뇌손상, 우울증, 사회적 고립, 대기오염 등이 포함돼 있다. 이 12가지는 전 세계 치매 발병 요인의 최대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란셋치매위원회가 이번에 치매 위험요인을 14가지로 늘린 근거는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의 최근 논문(Dementia prevention, intervention, and care: 2024 report of the Lancet standing Commission)이다. 연구팀은 시력상실과 높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 등 두 가지를 반드시 추가해야 하는 새로운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밝혔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길 리빙스턴 교수(노인정신의학)는 “치매 위험요인 14가지는 전체 발병 요인의 최대 4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이들 위험요인을 없애면 치매의 약 절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치매 환자 수는 5700만 명(2019년 기준)으로 추산됐고, 2050년까지 1억 5300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연구팀은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고, 흡연과 과음을 피하면 치매에 걸릴 위험을 확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새로 추가된 두 가지 위험요인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중년부터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잘 관리하고, 시력이 뚝 떨어지지 않게 예방과 치료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오염은 치매의 위험요인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여름 미국과 캐나다 서부에 산불이 확산되면서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지난해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약 18만8000명이 대기오염 때문에 치매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연례회의에선, 산불 연기에 노출되면 치매 진단을 받을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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