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망막, '이 기술' 적용하니...실제 망막 분석 가능
이준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팀 연구
국내 연구진이 인공적으로 제작한 '미니 망막'을 이용해 실제 망막 기능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눈 조직을 훼손하지 않는 분석 방법을 자체 개발해 망막이 뇌로 보내는 전기적 신호를 정확히 파악했다.
이준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변석호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박장웅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망막 오가노이드(줄기세포를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 인공 장기·미니망막)에서 '3차원 액체금속 미세전극'을 이용해 망막 발달 과정에서의 전기 신호를 정확하게 분석했다고 1일 밝혔다.
시각 기능에서 가장 중요한 조직 중 하나인 망막은 눈으로 들어온 빛 자극을 전기적 신호로 변환해 뇌로 전달한다. 전기 신호 전달이 망막의 주요 역할인 만큼, 이 기능을 확인한다면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녹내장 등 안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다만 망막을 비롯해 인간 장기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채취해야 한다. 망막은 뇌와 마찬가지로 조직을 채취하면 그 기능이 중대하게 손상돼 조직을 얻을 수 없다. 망막 연구에서 미니 장기 개발 기술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이에 연구팀은 미니 망막의 기능을 분석하기 위해 액체금속으로 '3차원 미세전극'을 개발했다. 전극이란 전류를 흘러 들어가게 하거나 나오게 하는 단자이다.
연구팀은 미니 망막 안쪽에 있는 신경절 세포를 3차원 미세전극과 연결해 전기적 신호를 보내는 과정을 분석했다. 분석 과정에서 사용한 3차원 미세전극은 기존 방법들과는 달리 전기적 신호를 정확히 파악하면서도 세포를 손상하지 않고 시신경 활동을 연속적으로 기록했다.
3차원 미세전극을 실제 인간 망막에 적용했을 때에도 동일하게 기능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준원 교수는 "3차원 미세전극을 활용해 비침습적이고 연속적으로 미니 망막 기능을 분석할 수 있었다"며 연구를 통해 미니 망막이 실제 망막의 기능적 특성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서 오가노이드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고, 망막 질환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