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기인데 생리가 철철"...의사는 나이 탓만, 56세女 결국 '이 암', 무슨 일?
폐경기임에도 많은 생리양으로 일상 생활 어려웠던 여성, 자궁내막암 진단 받은 사연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생리양 때문에 고통 받던 여성이 오래 기간 끝에 자궁내막암 진단을 받았다. 몸에 무언가 이상이 생긴 것 같아 여러 차례 병원을 찾았음에도, 의사들은 나이 탓으로 돌릴 뿐 뚜렷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영국 일간 더미러의 보도에 의하면, 요크셔주 해러게이트에 거주하는 레이첼 코니어스(56)는 평균 폐경 연령이 넘었음에도 생리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생리양도 너무 많아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증상은 4년이 넘게 이어졌다. 요실금 패드를 착용해도 옷에 피가 샐 정도여서 외출을 하기도 어려웠다. 달리기를 즐기던 그는 심해지는 통증 때문에 한동안 달리기도 하지 못했다. 그 사이 여러 번 병원을 찾았지만, 모두 나이 탓이라고만 했다.
그러다 지난해 침대시트에 피가 흥건해질 정도로 출혈이 심해져 지역 병원의 응급실을 찾았다. 이번에도 의사는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를 퇴원 시켰지만,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의뢰를 해주어 8주 후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산부인과에서는 더 정밀한 검사를 실시했고, 검사 결과 의사는 전암(前癌) 세포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평소 건강해 암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던 그는 매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12월 그는 자궁내막암 진단을 받고 올해 1월 나팔관과 난소, 자궁, 자궁경부를 제거하는 전자궁절제술을 받았다.
그는 “암은 내 삶을 바꿔놓았다. 이 모든 경험을 통해 하루하루 온전히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비정상적인 질출혈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자궁내막암
자궁내막암은 자궁 내막을 덮은 점막인 자궁내막에 생기는 암을 말한다. 대부분 비정상적인 질 출혈 증상을 보이며,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에 많이 발생한다.
2023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21년 우리나라에서 새로 발생한 27만 7523건의 암 가운데 자궁내막암은 3549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1.3%, 전체 여성암 발생의 2.7%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34.2%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24.2%, 40대가 19.9% 순이었다.
자궁내막암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어떤 요인이 자궁내막 세포에 유전적 변이를 일으켜 비정상적인 암세포가 자라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된 위험 요인은 수치가 높은 에스트로겐이 자궁내막이 두꺼워지도록 자극하는 것이다. 또한 가족 중 자궁내막암이나 유방암,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자궁내막암 발병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다수의 연구를 통해 비만이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자궁내막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비정상적인 자궁 출혈이다. 폐경기 여성에게 질출혈이 있을 때에는 반드시 자궁내막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찰을 받아야 한다. 폐경 전 젊은 여성의 경우 생리가 불규칙하다고 해서 꼭 자궁내막암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비만, 당뇨, 출산 경험이 없는 경우, 자궁내막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등 위험인자가 있는 여성이 생리양 과다 혹은 불규칙한 자궁출혈이 있을 시 자궁내막암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비정상적인 질출혈 외에 다른 장기로 전이되어 진행된 경우 하복통, 압통, 혈뇨, 빈뇨, 직장출혈, 요통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자궁내막암의 일차 치료는 수술이다. 수술은 종양과 종양 주위 조직을 부분 또는 전부 제거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자궁절제술과 함께 전이되기 쉬운 양쪽 난관-난소절제술을 시행하며, 림프절로의 전이가 의심되거나 발견되면 골반 내 림프절 및 복부대동맥 주위 림프절을 절제한다. 수술 후 자궁내막암의 병기가 결정되며, 병기 및 재발 위험인자 유무를 종합해 수술 후 보조적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계획한다. 자궁내막암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암이기 때문에 호르몬 치료를 하기도 한다.
자궁내막암은 자궁경부암과 같이 권장하는 조기검진 프로그램이 없다. 그렇다고 정기적으로 자궁초음파를 시행할 필요는 없으며 생리양이 과다하거나 주기가 불규칙한 경우, 폐경인데도 질출혈이 있다면 산부인과를 찾아 진료를 받도록 한다. 비만인 경우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므로 식이조절 및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