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0% 넘게 체중 감량...비만약 '마운자로' 국내 허가

글로벌 제약사 릴리 공급, GIP·GLP-1 이중작용 최초 옵션 평가


최대 20% 이상의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고한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이 약물은 최근 비만약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는 GIP(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GLP-1(glucagon-like peptide-1) 이중효능제로,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전 세계에 공급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0일 한국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를 만성 체중 관리를 위한 보조제로 승인을 결정했다. 앞서 마운자로는 지난해 6월,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개선을 위한 식이 요법 및 운동 요법의 보조제로 최초 적응증을 획득한 바 있다.

마운자로는 현재까지 유일한 GIP/GLP-1 이중효능제로 평가된다. GIP, GLP-1은 인크레틴 호르몬의 일종으로 인슐린 분비 촉진 및 인슐린 민감도 개선, 글루카곤 분비 감소, 식욕 조절, 포만감 유지 등에 영향을 미친다. 마운자로는 GIP 및 GLP-1 수용체 모두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식전과 식후 혈당을 낮추고, 체중과 체지방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번 허가로 마운자로는 성인 환자의 만성 체중 관리를 위해 저칼로리 식이 요법 및 운동 요법의 보조제로서 주 1회 투여하는 피하주사로 사용이 가능하다. 투여 대상은 ▲초기 체질량지수(이하 BMI)가 30 kg/m² 이상인 비만 환자, 또는 ▲한 가지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질환(고혈압, 이상지질혈증, 2형 당뇨병, 폐쇄성 수면 무호흡 또는 심혈관계 질환)이 있으면서 ▲초기 BMI가 27 kg/m² 이상 30 kg/m² 미만인 과체중 환자다.

최근 10년 간 국내 성인 비만 및 복부비만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특히 2단계(30 kg/m²≤BMI<35 kg/m²) 또는 3단계(BMI≥35 kg/m²) 비만 유병률은 각각 1.6배, 2.9배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비만 환자는 건강한 성인 대비 네 개 이상의 동반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12배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러한 비만 및 비만 관련 질환은 비전염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손꼽히며, 한국에서 비만으로 인해 발생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연간 1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철영 대한비만학회 이사장(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은 “비만은 국내 성인 약 1700만 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성질환으로, 2형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등 200여 종의 합병증 위험을 증가시키며, 주요 건강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음주, 흡연보다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기전의 항비만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는 만큼 그동안 생활습관 중재에도 체중 관리의 한계에 직면한 심각한 비만 환자들에게 약물 치료 등 다양한 의학적 개입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운자로의 만성 체중 관리 적응증은 글로벌 임상 3상인 'SURMOUNT-1', 'SURMOUNT-2 연구' 결과를 근거로 허가됐다. 첫 연구에는 비만(BMI≥30 kg/m²) 또는 2형 당뇨병을 제외한 한 가지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과체중(27 kg/m²≤BMI<30 kg/m²) 성인 환자 2539명을 대상으로 72주간 진행됐다. 이어 두 번째 임상에는 2형 당뇨병이 있는 BMI 27 kg/m² 이상 성인 환자 938명을 대상으로 같은 기간 동안 평가가 이뤄졌다.

연구에 참여한 모든 환자는 임상시험 기간 동안 저칼로리 식이 요법(하루당 약 500 kcal 저감) 및 운동 요법(주당 최소 150분 권장)을 교육받았다. 두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연구 시작 시점 대비 72주차의 평균 체중 변화율 및 5% 이상 체중 감소 달성률이었다.

주요 결과를 보면 마운자로의 모든 투약 용량에서는 위약(가짜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고, 5% 이상 체중 감소 달성률 또한 마운자로군이 위약군보다 더 높았다. 더욱이 마운자로 10 mg, 15 mg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10%, 15%, 20% 이상의 체중 감소 달성률도 더 높았으며, 이러한 결과는 연령, 성별, 인종, 민족, 기저 BMI 수치, 혈당 상태와 관계없이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냈다.

마운자로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전의 임상시험 결과와 일관됐다. 가장 빈번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오심, 설사, 변비, 구토를 포함한 위장관 장애 및 설포닐우레아와 메트포르민, SGLT-2 억제제를 병용하거나 병용하지 않는 2형 당뇨병 환자의 저혈당증이었다.

김계원 한국릴리 당뇨병 사업부 부사장은 “진행된 많은 연구와 충분한 과학적 근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비만 환자들은 체중에 대한 낙인과 편견을 경험하고 있다”며 “마운자로의 국내 적응증 확대를 시작으로 비만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함으로써 근거 기반의 비만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치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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