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 2ℓ 가득차도 소변을 못 봐"...31세女 결국 방광 제거한 사연은?
20~30대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파울러증후군…요도괄약근 이완되지 않아 정상적인 배뇨에 어려움 겪는 질환
8년 동안 제대로 소변을 볼 수 없던 31세의 젊은 여성이 방광을 제거하고 장루주머니를 차게 된 사연이 소개됐다.
영국 매체 데일리레코드는 파울러 증후군(Fowler's Syndrome)이라는 희귀 질환을 가진 여성의 사연을 보도했다. 스코틀랜드 페이즐리에 사는 티아 캐슬은 네 살때부터 항상 방광 감염, 신장 감염, 신장 역류을 달고 살았다. 2016년 12월에는 하복부에 카테터를 삽입했고, 이듬해 요도괄약근이 이완되지 않아 정상적으로 배뇨가 되지 않는 파울러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티아는 몇 년 동안이나 만성 감염과 심한 통증으로 대부분을 침대에 누워 있거나 병원에 입원해 보냈다. 7년 전에는 요로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요로성 패혈증으로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방광에 2리터가 넘는 소변이 차 있었지만, 소변을 거의 배출하지 못해 매우 고통스러운 상황이었다.
23세 때는 집에서도 소변을 배출할 수 있도록 몇 시간마다 스스로 카테터를 삽입하는 방법을 배워 해보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통증이 너무 심해 앉을 수도 없었고, 여기에 감염까지 더해져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있어야 했다.
2021년 11월에는 10시간에 걸쳐 미트로파노프(Mitrofanoff) 수술을 받았다. 티아가 받은 일곱 번째 수술로 장의 일부를 절제하고 위를 통해 카테터를 삽입하는 통로를 만드는 수술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 달 후 통로가 무너졌고, 다시 살리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이후 티아에게는 두 가지 선택권이 주어졌다. 다시 수술을 받거나, 방광을 제거하고 영구 장루를 만드는 것이었다. 오랜 고민 끝에 그는 후자를 선택했다.
2022년 티아는 만성 감염 없는 미래를 기대하며 방광을 제거하고 장루 주머니를 갖게 됐다. ‘아리엘’이라는 애칭도 붙여주었다. 2년이 지난 지금 잘 관리하고 있긴 하지만, 한 달에 세 번 정도는 신장에 감염이 생기는 등 여전히 감염이 문제가 되고 있다. 올해만 27번 항생제 처방을 받아 약에 내성도 생겼다.
파울러 증후군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용감하게 목소리를 낸 티아는 “파울러 증후군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장루 주머니에 붙은 낙인을 없애고 싶다. 그 덕에 살아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소변 배출하는 요도괄약근이 이완되지 않아 정상적인 배뇨 안 되는 파울러 증후군
파울러(Fowler)는 이 증후군을 처음으로 설명한 의사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1985년 영국의 산부인과 의사 클레어 폴러(Claire J. Fowler)에 의해 처음으로 기술됐으며, 원인 불명의 요정체(urinary retention) 상태를 설명하는 데 사용된다. 요정체는 말그대로 소변(오줌 뇨, 尿)이 방광에 차있지만 배출되지 못한 상태로 정체돼 있음을 뜻한다. 20~30대 젊은 여성에서 주로 발생하며, 방광에서 소변이 배출되는 것을 조절하는 요도괄약근이 이완되지 않아 소변이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않는 상태다.
증상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일부 여성은 배뇨가 전혀 되지 않는 완전요폐가 발생하는 반면, 요의 일부가 방광에 잔류하여 완전히 비울 수 없는 불완전요폐를 경험하는 여성도 있다.
파울러 증후군은 방광이 제대로 비워지지 않기 때문에 잦은 요로감염에 걸리기 쉽고, 감염으로 인해 패혈증 위험도 높다. 방광 경련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항생제를 자주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항생제 내성이 생길 위험도 있다.
파울러 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치료법도 매우 제한적이다. 방광에 저류된 요가 많은 환자는 방광 안에 있는 요를 카테터를 이용해 배뇨시키는 자가 카테터삽입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완전요폐 환자는 허리에 전기 자극을 주는 장치를 이식해 신경을 자극해 배뇨를 회복시키는 천골신경 자극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시술이 효과가 없으면 카테터를 삽입하는 시술을 받을 수도 있다. 일부 환자의 경우, 소변이 요도가 아닌 다른 곳으로 배출될 수 있도록 하는 요로전환 수술을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