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20%만 음식 통해 생성...식단 바꾼다고 낮춰질까?

하버드대 의대 “핏속 콜레스테롤 20%만 ‘음식’ 통해 생성돼”…80%는 간에서 만들어져

미국 하버드대 의대가 운영하는 건강의학매체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Harvard Health Publishing)'에 따르면 음식을 바꾸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그 영향은 썩 크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의 관심사 중 하나는 약을 먹지 않고도 수치를 낮출 수 있는지 여부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가 운영하는 건강의학매체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Harvard Health Publishing)'에 따르면 음식을 바꾸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그 영향은 썩 크지 않다. 또한 특정 보충제(건강기능식품)를 시도해 볼 수 있지만, 효과가 그다지 높지 않으니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방법에는 식이요법, 보충제(건강보조식품) 복용, 스타틴 등 처방약 복용 등 세 가지가 있다. 하버드대 의대 크리스토퍼 P. 캐논 박사(예방심장학)는 “아직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혈중 콜레스테롤(총 콜레스테롤) 가운데 약 20%만 음식으로 만들어진다. 대부분 사람에게 음식 속 콜레스테롤은 생각보다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핏속 콜레스테롤의 약 80%는 몸 안의 간에서 합성되며, 약 20%만 음식 섭취로 만들어진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음식으로 콜레스테롤 섭취를 늘리면 간에서 합성되는 비율이 약 70%로 낮아지고, 음식을 통한 총 콜레스테롤 생성 비율이 약 30%로 높아질 수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총 콜레스테롤)의 약 20%는 음식 섭취로 생성되고, 약 80%는 몸 안의 간에서 생성된다. 통상 '나쁜 콜레스테롤' 이라고 부르는 LDL(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방법에는 식단(음식) 조절, 보충제(건강기능식품) 복용, 스타틴 계열의 약물 복용 등 세 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 모두 만족스러운 것은 없다. 담당 의사와 상의해 합리적 과학적으로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음식으로 LDL 콜레스테롤 크게 낮추긴 힘들지만…포화지방 확 줄이고, 불포화지방 늘려야”    

그러나 캐논 박사는 “일반인의 식단에 포함된 대부분의 콜레스테롤은 포화지방이 많은 육류, 유제품 등 동물성 식품에서 비롯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포화지방은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을 높이므로, 이를 적게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식단의 개선도 중요하다. 포화지방을 불포화지방(식물성 기름, 아보카도, 지방이 많은 생선 등)으로 바꿔야 한다. 섬유질이 풍부한 식물성 식품(채소, 과일, 콩, 통곡물, 특히 귀리 등)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이들 식품은 콜레스테롤이 장에서 흡수되는 걸 막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예컨대 치즈버거, 아이스크림 등을 자주 먹다가 점차 더 건강한 식단으로 바꾸면 LDL 콜레스테롤(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를 눈에 띄게 낮출 수 있다. 하지만 건강한 식단을 이미 유지하고 있다면, 식단을 약간 바꾸더라도 썩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캐논 박사는 “식단을 바꾼 뒤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LDL 콜레스테롤을 아주 많이 떨어뜨리지 않더라도, 건강한 식단은 심혈관병 예방에 좋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가공하지 않은 자연식품 속의 화합물은 염증을 완화해 플라크(찌꺼기)가 쌓이는 걸 막아준다.

시중에는 보충제(건강보조식품)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매우 많다. 하지만 캐논 박사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보충제는 몇 가지밖에 없다. 그나마 효과도 썩 높지 않다”고 말했다. 차전자피 분말, 식물성 스테롤, 홍국쌀 등 보충제가 도움이 되는 편에 속한다.

일명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콜레스테롤(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은 혈관 안에 플라크(찌꺼기)가 쌓이게 해 피 흐름(혈류)을 방해한다. 동맥경화의 주요 원인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차전자피, 식물성 스테롤, 홍국쌀… LDL 콜레스테롤 낮추는 데 다소 효과 있어”

차전자(Psyllium Husk)는 인도, 이란 등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그 씨앗 껍질을 가공해 만든 가루가 차전자피 분말이다. 차전자피 분말은 섬유질 보충제이며, 변비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캡슐 등 다양한 형태로 나와 있다. 분말을 액체와 섞어 걸쭉한 젤을 만든다. 차전자피는 담즙산과 콜레스테롤을 흡수해 배변 때 몸밖으로 내보낸다. 하루 권장 복용량은 5~10g이다. ≪영양학 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2024년 4월)를 보면 차전자피를 1~2개월 동안 매일 먹으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평균 약 6mg/dL 낮출 수 있다. 이 수치는 건강 기준치(130mg/dL 미만)의 약 4.6%에 해당한다.

식물성 스테롤은 견과류, 대두, 완두콩, 유채(카놀라유 원료) 등 식물의 세포막에서 발견되는 화합물이다. 콜레스테롤과 구조가 비슷하다. 이런 식품을 섭취하면 인체가 흡수할 수 있는 콜레스테롤의 양을 제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식물성 스테롤이 첨가된 식품은 많이 나와 있다. 식물성 스테롤은 캡슐 형태로도 살 수 있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8주 이상 매일 2g의 식물성 스테롤을 섭취하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최대 10%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4주 동안에 걸쳐 엄격히 통제된 시험 결과에선 식물성 스테롤의 LDL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가 4.4%에 그쳤다.

하버드대 의대 연구팀에 의하면 홍국쌀에는 처방용 콜레스테롤 저하제인 로바스타틴의 활성 성분과 같은 모나콜린K가 함유돼 있다. 홍국쌀은 흰 쌀을 특정 효모(모나스쿠스 푸르푸레우스)와 함께 쪄서 만든 붉은 쌀이다. 연구 결과 모나콜린K가 4~10mg 들어 있는 보충제를 섭취하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20~25%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4주 동안에 걸쳐 엄격히 통제된 시험 결과에선 홍국쌀의 LDL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가 6.6%에 그쳤다.

캐논 박사는 “안전하고 값싼 차전자피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 환자 사례가 꽤 있다”고 말했다. 식물성 스테롤과 홍국쌀의 문제점은 모든 보충제와 마찬가지로 활성 성분의 규제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활성 성분의 양이 제품에 따라 들쭉날쭉이다. 이런 제품을 복용하려면 의사 그룹이 감독하는 회사(ConsumerLab.com)에서 검사하고 검증한 브랜드를 선택하는 게 좋다.

스타틴 계열의 콜레스테롤약, LDL 콜레스테롤 25~55% 낮출 수 있어…약물 부작용이 문제   

그렇다면 약의 효과는 어떨까? 스타틴 계열의 콜레스테롤약에는 몸 안에서 생성되는 콜레스테롤의 양을 줄이고, 핏속 콜레스테롤을 없애는 간의 능력을 높이는 활성 성분이 들어 있다. 이런 약물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25~55% 낮출 수 있다. 캐논 박사는 “단순히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스타틴을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심장병 위험을 낮추는 데 있다. 나이, 건강상태 등 요인이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캐논 박사는 “미국심장학회의 위험도 계산기를 쓰면 콜레스테롤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계산기는 LDL 콜레스테롤 및 심장병 위험 요인의 관리에 대한 조언을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의사와 상의하면 병의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된다. 계산기 권장사항에 따르면 중간 강도의 스타틴을 복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약물 부작용 탓에 스타틴 복용이 썩 내키지 않는 사람에겐 ‘관상동맥 칼슘 점수’가 과학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 관상동맥 칼슘 점수가 116점이라면, 관상동맥이 플라크로 꽤 많이 막혀 있음을 뜻한다. 이 점수는 영(0)점이 정상이다. 캐논 박사는 “관상동맥이 이렇게 꽉 막혀 있는 사람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70mg/dL 이하로 낮춰야, 플라크가 추가로 쌓이는 걸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LDL 콜레스테롤의 정상 범위는 130mg/dL 미만이나, 관상동맥의 상태에 따라 사람마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의 관리 및 치료 목표가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어쨌든 일부 음식, 보조제보다는 콜레스테롤약의 효과가 훨씬 더 높다. 다만 약에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 과학적 합리적 선택이 매우 중요한 까닭이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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