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없이도 잘자요"...불면증 치료앱 '솜즈' 유용성 입증

이유진 서울대병원·김석주 삼성서울병원·이헌정 고려대안암병원 교수팀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 솜즈가 불면증 개선에 효과를 나타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불면증 치료를 위해 개발된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 '솜즈(Somzz)'의 유용성이 입증됐다. 특히 수면제 등 약물치료 없이도 불면증 호전은 물론 전반적인 삶의 질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이유진 서울대병원·김석주 삼성서울병원·이헌정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솜즈 앱을 사용한 모바일 인지행동치료(MCBTi)의 효과를 입증했다고 30일 밝혔다.

불면증은 인지행동치료(CBTi)가 일차 치료법이지만 대면 치료의 시간적 제약과 숙련 전문가의 부족으로 접근이 제한적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개발된 모바일 앱 기반 인지행동치료는 보다 많은 환자에게 손쉽게 치료를 제공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다만 그간 모바일 앱을 통한 인지행동치료의 효과를 평가한 연구는 드물었다. 특히 △다기관 △단일 맹검 △무작위 배정 연구 방법으로 엄격하게 검증한 연구는 더더욱 없었다.

이번 연구는 3개 병원에서 모집된 총 98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만성 불면증 진단을 받은 성인으로, 솜즈 앱을 사용하는 그룹(49명)과 단순 수면습관교육 앱을 사용하는 대조군(49명)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두 그룹 모두 6주간 6회 앱 이용 세션을 진행했으며, 이후 4개월간 추적 관찰이 이뤄졌다.

두 그룹의 환자 대부분은 약 복용을 하지 않았으며, 그룹 당 9명(18%)이 기존 약을 먹었다. 다만 약 효과를 배제하기 위해 연구 중에는 복용량을 늘릴 수 없게 조절했다.

 

 

솜즈(Somzz) 앱 화면. 매일 수면 일기 작성하고 수면제한요법 실시했다. [사진=서울대병원]
주요 평가 지표는 '불면증 심각도 지수(ISI)'였다. 보조 지표로는 수면 일기와 정신 건강 자가 보고 설문지를 활용했다. 그 결과 솜즈군은 치료 종료 후와 3개월 추적 관찰 간 모두 ISI 점수가 유의미하게 낮아졌다.

세션 치료 후 솜즈군의 ISI 점수는 9.0점으로, 대조군 12.8점보다 3.8점 낮았다. 3개월 추적 관찰에서도 솜즈군의 ISI 점수는 11.3점으로, 대조군 14.7점보다 낮아 치료 효과가 지속됨을 확인했다.

특히 솜즈군은 치료 후 증상·징후가 감소함을 나타내는 관해율(ISI 점수 8점 미만)이 전체 45%, 치료 반응률(ISI 점수 7점 이상 감소)은 57%로 높았다. 반면 대조군은 각각 12%, 22%로 확인돼 불면증 치료 결과와 증상 감소에 솜즈가 더 뛰어남을 입증했다.

총 수면 시간을 침대에 머문 시간으로 나눈 비율을 나타내는 수면 효율에선 솜즈군이 78.3%로, 대조군의 70.6%보다 높았다. 수면 시작 후 깨어있는 시간을 측정한 입면 후 각성 시간은 솜즈군이 53.0분으로, 대조군의 65.3분보다 짧았다.

정신 건강 지표에서도 솜즈군이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우울증 점수(PHQ-9)는 솜즈군이 6.6점으로, 대조군의 8.7점보다 낮았다. 삶의 질 점수(SF-36)는 솜즈군이 72.4점으로 대조군의 63.5점보다 높았다. 솜즈군은 총 6명(12.2%)이 치료 중 포기한 반면, 대조군은 20명으로(40%)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유진 교수는 "이 연구는 솜즈를 통한 인지행동치료가 불면증 치료에 효과적임을 보여준다"며 "특히, 불면증 심각도, 수면 효율, 수면 후 각성 시간, 수면 만족도 및 정신 건강 측면에서 호전을 보인 만큼 접근성 높은 불면증 치료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디지털 헬스·의료 정보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JMIR(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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