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깊이 모르고 다이빙"...머리 부딪혀 몸 마비된 女, 제2의 삶 전해
얕은 수영장에 뛰어들어 가슴 아래 마비된 여성…비슷한 일 겪은 사람 위해 상담사 되고자 심리학 학위 이수 중인 사연
수영장에 뛰어든 후 머리를 다쳐 하반신 마비가 된 여성이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사연이 소개됐다. 자신의 몸이 감옥처럼 느껴지고 우울증에 시달려 자살까지 시도했던 이 여성은 현재 심리학 학위를 받기까지 1년을 남겨놓은 상태다.
영국 일간 더미러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일랜드 슬라이고주에 거주하는 제나 피츠제럴드(37)가 사고를 당한 건 2014년 9월 스페인 네르하에서 있었던 친구의 결혼식 피로연 때였다. 제나는 수영장 깊이를 가늠하지 않은 채 수영장에 뛰어들었고, 수영장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그는 목뼈 C5가 깨지고 C6, C7이 골절되는 사고를 당했다. 의식은 있었지만 움직일 수 없었고, 친구들이 뛰어들어 그를 구해냈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티타늄판과 나사로 척추뼈를 고정하는 등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고, 기관절개술과 산소호흡기 치료도 받았다. 하지만 가슴 아래가 마비되고 말았다. 그는 “숨쉬고, 먹고, 말하는 법을 다시 배워야 했다”며 “몇 주 동안 말을 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아일랜드로 돌아온 그는 몇 달간 재활을 받고 2015년 5월에 퇴원했다. 집에 돌아온 후에는 아침에 일어나도록 도와줄 간병인이 필요했고, 신경인성 장과 방광을 관리하는 법을 배워야 했으며, 수천 파운드를 들여 휠체어 사용이 용이하도록 집을 개조했다. 그가 키우던 골든 리트리버 쿠퍼는 도우미견(service dog)으로 재교육 받았다.
그는 “집으로 돌아왔을 때 내 삶을 완전히 달라져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용감한 표정을 짓고, 웃고, 미소를 지었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나는 죽어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맞닥뜨리는 고난에 몇 년 동안 우울증을 앓던 그는 더 이상 삶을 견딜 수 없단 생각에 2017년 7월 17일 자살을 시도했다.
다행히 시도는 실패로 끝났고, 의식을 찾은 후 그는 자신과 새로운 약속을 하게 됐다. 두 번째로 얻은 '제 2의 삶'에서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이후 제나는 학교와 라디오에서 자신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를 얻었고, TV 쇼에도 출연했다. 그리고 2022년 대학 심리학 학위 과정에 등록해 현재 졸업을 1년 앞두고 있다.
제나는 좋은 상담사들을 만났지만 가끔은 그들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꼈다. 그는 “때로는 이런 일을 겪어보지 않는 한 자신의 감정을 설명할 길이 없다”며 “나는 바닥을 경험한 후 스스로 일어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나는 사람들에게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이빙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척수 손상…수영 전 물 깊이 파악해야
척수는 척추 내에 있는 중추신경으로, 뇌에서 전해지는 운동정보를 말초에 전달하고 말초신경에서 들어오는 감각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우리가 움직일 수 있게 해준다. 그런데 척수가 손상되면 이러한 신호가 중단된다. 손상 입은 위치와 심각한 정도에 따라 척수 손상은 부분적 또는 완전한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흔히 수영장에서 일어나는 사고를 생각하면 익사를 생각하게 되지만, 다이빙으로 인한 척수 손상도 매우 조심해야 할 사고다. 올 여름 수영장을 찾을 계획이라면, 몇 가지 주의점을 기억해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도록 한다.
먼저, 물에 뛰어들 때는 항상 수영장에 물이 충분히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미국 적십자사는 다이빙을 위한 수영장의 최소 깊이는 9피트(약 2.7m)이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부 전문가는 10~12피트(3~3.7m) 이상의 깊이가 다이빙하기에 안전하다고 말한다. 익숙하지 않은 수영장에서 수영이나 다이빙을 하는 경우에는 먼저 수영장을 잘 살펴보고 충분히 깊은지, 바닥에 장애물은 없는지 확인하도록 한다.
수영장 깊이를 볼 때 슬쩍 보는 정도로 판단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햇빛이 비칠 경우 깊이 지각이 왜곡될 수 있다. 따라서 물에 직접 들어가 수영장 깊이를 파악해야 한다. 또한, 밤에 조명이 어두운 수영장이나 물이 탁한 수영장에는 뛰어들지 않는다.
술을 마시면 판단이 흐려지고, 균형감이 손상되고, 시야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수영장 근처에서 음주는 피하고 술 취한 상태에서는 수영하지 않도록 한다. 그 외에 수영장에서는 혼자 있지 않는 게 좋다. 만약 부상을 입을 경우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수영장으로 던지거나 미는 행동은 삼가고, 수영장 주변을 깨끗이 해 미끄러지거나 장애물에 걸려 물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