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아파 2주만에 14kg 빠져"...쾌활했던 10대, 휠체어 타게 된 사연은?

갑자기 나타난 두통과 어지럼증 이후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진단 받은 10대…영국에서 증상 완화할 방법 못 찾고 이탈리아에서 치료 받기 위해 모금 활동 중인 사연

이지 클레멘츠(14)는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을 앓고 있다. [사진='더미러' 보도내용 캡처]
활발하고 행복하던 10대 소녀가 고통스러운 질환으로 인해 휠체어에 묶여 살고 있는 사연이 소개됐다. 아이의 엄마는 통증을 줄여줄 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미러는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 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을 앓고 있는 이지 클레멘츠(14)의 사연을 보도했다. 이지에게 처음 증상이 나타난 건 12세 때인 2022년 9월이었다. 심한 두통과 어지럼증, 뚜렷한 원인 없이 갑자기 몸이 아픈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증상은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됐다. 이로 인해 2주 만에 10kg이 빠질 정도로 몸이 쇠약해졌다.

같은 해 12월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 처음에 의사들은 섭식 장애를 의심했다. 하지만 곧 극심한 다리 통증을 호소했고, 수많은 검사를 거쳐 마침내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 진단을 받았다.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은 심각한 고통, 부종, 피부의 변화를 수반하는 만성 통증 질환이다.

증상을 완화할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퇴원한 이지는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고, 휠체어에 의존해 생활하게 됐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이지를 위해 그에 맞춰 집도 개조해야 했다. 극심한 통증으로 인한 절망감 때문에 항우울제도 복용하고 있다.

이후 4월 어지럼증이 심해지며 다시 한 번 병원에 입원한 후 그는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에 더해 비만세포활성화증후군(MCAS)과 기립성빈맥증후군(PoTS)까지 진단 받았다. 비만세포 활성화 증후군은 비만세포가 부적절한 양의 화학물질을 체내로 방출해 알레르기 증상 및 다양한 기타 증상을 유발하는 증후군이다. 기립성빈맥증후군은 기립 시 심박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질환으로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발생한다.  16세인 이지의 오빠 해리 클레멘츠도 가지고 있는 질환들이다.

의료진은 이 질환이 어지럼증과 메스꺼움 증상의 원인이며 다리 통증은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인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지만,여전히 증상을 줄일 방법은 찾지 못했다. 이지의 상태를 되돌릴 수도 없고 걷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헤일리는 포기하지 않고 아이에게 도움이 될 치료법을 찾고 있다. 그리고 1년 반 동안의 노력 끝에 그는 영국 외 국가에서 개인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유일한 선택이라고 마음을 굳혔다.

헤일리는 올해 초 영국에서 18세 미만에게는 제공되지 않는 케타민 기반 통증 관리 치료를 위해 스페인 마요르카의 한 병원을 찾았지만 효과가 없었다. 최근 찾아낸 것은 이탈리아의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전문 병원에서 받을 수 있다는 네리드로네이트(neridronate) 치료다.

이지를 돌보기 위해 일을 그만 둔 헤일리는 “부모로서 활기차고 생기 넘쳤던 딸의 상태가 나빠지는 걸 보는 것이 끔찍하지만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내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그저 너를 위해 싸울 거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헤일리는 이탈리아로 가 치료를 받기 위해 모금페이지를 개설해 모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손상 정도보다 훨씬 심한 통증 나타나는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은 외상 후 특정 부위에 발생하는 매우 드물지만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신경병성 통증이다. 손상의 정도에서 기대되는 것보다 통증이 훨씬 더 강하게 발생하며, 해당 손상이 해결되거나 사라진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주로 팔과 다리에 잘 발생하지만, 드물게 다른 신체 부위에도 발생할 수 있다.

주로 해당 부위가 화끈거리거나 아리는 듯한 양상의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이러한 통증은 미세한 자극에 의해서도 유발되는 경향이 있다. 흔히 해당 부위 조직의 부종이나 피부 색깔의 변성을 동반한다. 그 외에도 △피부의 과민성 △피부 체온, 색깔, 질감 변화 △머리카락이나 손발톱 성장 변화 △관절 경직도 증가와 부족 △근육 경련, 약화, 위축 △통증 부위의 운동성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은 대부분 팔이나 다리에 강력한 충격으로 인해 손상을 입은 후 발생하지만, 발목 염좌와 같이 크지 않은 손상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 이 증후군이 발생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확실한 치료법은 없으며 임상 양상에 따라 약물치료와 신경차단 요법을 시행한다. 또한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우울증을 비롯해 정신적, 심리적 불안정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아 각 환자의 평가를 통해 심리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 발생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경과가 좋은 편이나, 치료가 늦어지면 통증 부위가 주위로 급속히 퍼져나가고 악화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이용한 연구에서 국내 CRPS 유병률은 10만명 당 15~16명이다. 미국은 10만명 당 5.5~26명 정도로 집계된다. CRPS는 50대 이상에서 발병률이 더 높다고 보고된다. 중추신경계질환으로 신경이 쇠약해지는 고연령층에서 주로 생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군대에서 다치는 일이 많으면서 군인 CRPS 유병률이 상당히 높다. 이에 따라 환자의 연령대가 다른 나라보다 낮다는 특성이 있다. 배우 신동욱 또한 군 복무를 하던 2010년 CRPS 진단을 받은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면서 투병 중인 근황을 간간히 알리기도 했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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