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이야!" 운전 중 ‘이 곳’에 쥐가 났다?...종아리도 아닌데, 왜?

정강이에 쥐 나듯 근육 경련…발을 들어올리는데 쓰이는 전경골근 근육의 피로에 의해 나타날 수 있어

운전 중 정강이에 쥐가 났다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과도한 운동, 부적절한 자세, 근육 불균형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정강이에도 근육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서울 성수동 사는 40대 김성문(가명)씨는 최근 운전을 하다 정강이에 쥐가 나는 증상을 경험했다. 갑자기 오른쪽 다리의 정강이가 뒤틀리듯 경련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종아리나 발에 쥐가 난 적은 있었지만 정강이에 쥐난 것처럼 통증이 밀려온 것은 처음이라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운전은 해야하는데 갑자기 찾아온 경련에 아파하고 있을 때 다행히 신호에 걸렸다. 파킹으로 변속 한 후 페달을 밟고 있던 발을 떼고 잠시 발목을 앞으로 쭉 뻗었다 접었다 스트레칭을 했다. 경련이 일어난 정강이 부위를 꾹꾹 마사지 하다보니 증상이 살짝 가라앉는 듯했다. 전에 없던 증상이라 김씨는 다리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운전 중 정강이에 쥐가 났다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뛰는 운동을 자주 하는 사람들도 정강이 근육 경련을 호소하기도 한다. 정강이는 무릎 아래부터 발목까지 이어지는 다리 앞쪽 부분을 이루는 중요한 근육 그룹이다. 걷기, 달리기, 점프 등 동작에 관여하며 하체의 균형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도한 운동, 부적절한 자세, 근육 불균형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정강이에도 근육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강남나누리병원 관절센터 박태훈 부원장은 “정강이를 만지면 바로 뼈가 만져지기 때문에 근육의 존재를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정강이에도 전경골근, 장모지신근, 장지신근 등의 근육이 있다”며 “근막에 둘러 쌓여 있는 이러한 근육들이 과사용되거나 칼슘, 마그네슘 등 전해질의 이상이 있는 경우 정강이에도 쥐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중 정강이 앞쪽 표면에서 가장 큰 부위를 차지하는 전경골근은 세 근육 중 가장 큰 근육이다.  두껍고 강하지만 이 전경골근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여러 활동에서 불편함이나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전경골근은 한자 앞 전(前)을 써서 정강이 앞쪽에 위치한 근육을 말한다. 전경골근의 주요 기능이 발목을 들어올리고 발등을 당기는 것이기 때문에 운전할 때 많이 쓰인다. 특히 운전 시 발을 페달에서 떼거나 가속 페달에서 브레이크 페달로 이동할 때 이 근육이 사용된다.

장시간의 운동이나 신체 활동으로 인해 전경골근이 피로해지면 근육 경련이 발생할 수 있으며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도 해당 근육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아 경련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걷기나 달리기를 오래하는 사람들은 간혹 전경골근 과증후군이 나타나 쥐가 나듯 근육이 뒤틀리는 증상을 겪는다. 칼슘, 마그네슘, 칼륨 등의 전해질 불균형도 전경골근을 포함한 모든 근육에서 경련을 일으킬 수 있으며 특히 운동 중에 전해질이 소실되면 경련은 더 쉽게 발생한다.

정강이에도 전경골근, 장모지신근, 장지신근 등의 근육이 있다. 정강이 앞쪽 표면에서 가장 큰 부위를 차지하는 전경골근은 세 근육 중 가장 큰 근육이다. 두껍고 강하지만 이 전경골근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여러 활동에서 불편함이나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이미지 출처=TeachMe Anatomy]
운전 중 정강이 쥐가 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위 사례처럼 운전할 때 정강이 쥐가 난다면 바로 마사지를 하기도 힘들고 응급대처가 힘들 수도 있다. 통증이 심하면 잘못하다 사고도 날 수 있는 상황. 이때 페달을 밟는 힘을 발목에 가하지 않고 발가락에 힘을 주어 페달을 조작해 볼 수 있다. 발가락으로 페달을 지긋이 밟는다는 뜻이 아니라, 발목을 쓴다는 느낌보다는 발을 그대로 움직이면서 발가락에 힘을 가해 페달을 누르는 것이다. 종아리 근육이 활성화되면서 앞쪽 정강이 근육의 활동이 억제되어 뻐근함이 완화될 수 있다.

운전 중 신호에 걸렸다면 차를 파킹 모드로 변속한 상태에서 빠르게 전경골근 부위를 마사지해주는 것도 좋다. 전경골근은 다리를 의자에 올렸을 때 튀어나오는 부위다. 경련이 일어난 지점을 손가락으로 꽉 눌러준다. 누른 상태에서 발목을 앞으로 최대한 뻗어준 상태에서 발목을 올리고 내리고를 반복한다. 이때 발가락이 따라 올라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 동작을 신호에 걸려있는 시간 동안 최대한 반복해준다.

평소에 발목 조절 운동을 해주는 것도 좋다. 발목을 직접적으로 들어서 조절하는 운동을 하면 전경골근의 저항성을 높일 수 있다. 박태훈 부원장은 “정강이 앞쪽의 근육이 스트레칭 될 수 있도록 발목을 아래로 꺾은 상태에서 마사지를 해주거나, 근육에 부드러운 압력을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운전하기 전에 다리와 발목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편안하고 발을 잘 지지해주는 신발을 착용하고, 장시간 운전할 때는 자주 휴식을 취하면서 다리와 발목 스트레칭을 하도록 한다. 탈수로 인한 경련일 수도 있으므로 충분한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정강이 근육 경련 자주 발생하면…만성구획증후군 등 의심할 수 있는 질환들

정강이에 쥐가 나는 현상이 간혹 한두번쯤 겪는다면 일시적인 근육 피로에 의한 것으로 휴식을 통해 회복할 수 있고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다만, 정강이 근육 경련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다른 원인 질환이 있을 수 있다. 박태원 부원장은 “정강이 부위에서 지속적으로 쥐가 난다면 만성구획증후군, 종아리뼈의 피로 골절, 하지동맥폐쇄증 등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만성구획증후군은 근육과 신경이 포함된 구획 내부의 압력이 증가해 혈류와 신경 기능이 저하되는 상태를 말한다. 압력이 증가하면 정강이 근육(전경골근 포함)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경련이나 쥐가 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만성구획증후군의 경우, 근육이 계속 압박을 받기 때문에 주로 활동 중에 증상이 나타나며 활동을 멈추면 증상이 완화된다.

종아리뼈의 피로 골절(Stress Fracture of the Fibula)은 반복적인 스트레스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뼈에 미세한 균열이 발생하는 상태를 말한다. 골절로 인해 특정 부위에 무리가 가게 되면서 정강이 근육이 과도하게 사용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쥐나는 듯 근육 피로와 경련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동맥폐쇄증으로 인해 다리로 가는 혈류가 제한되면 근육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부족해진다. 마찬가지로 근육이 쉽게 피로해지고, 산소 공급도 충분치 않아 경련이나 쥐가 나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정강이 근육의 통증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통증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원인 질환을 찾기 위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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