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능에 비해 부작용 커” 레카네맙 유럽 허가 ‘빨간불’

유럽의약품청, 부정적 입장 발표...개발사 에자이 “재심의 요청할 것”

레켐비 제품 사진. [사진=바이오젠]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의 유럽 허가에 제동이 걸렸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최근 레카네맙의 유럽 판매에 대해 허가를 내리지 말라고 권고했다. CHMP가 밝힌 이유는 “레카네맙이 인지 저하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미미한데 비해 부작용 위험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레카네맙은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시험에서 18개월간 2주에 한 번 약물을 투여한 환자의 임상치매척도를 위약군 대비 27% 개선했지만, CHMP는 이 차이가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다.

CHMP는 투여 환자의 12.6%에서 ‘ARIA(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 문제가 발생한 것을 근거로 안전성 문제를 지적했다. ARIA는 약물 투여 후 MRI 영상 검사를 했을 때 뇌 부종이나 미세출혈 등 비정상적 신호가 포착되는 것을 말한다.

레카네맙의 부작용 위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레카네맙을 정식 승인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동일한 문제를 거론하며 레카네맙 처방 정보에 ARIA 관련 잠재적 위험을 표시하라고 경고한 바 있다.

에자이 측은 CHMP의 발표 직후 성명서를 통해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최대한 빨리 재심의를 요청해 유럽 환자들이 약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CHMP의 권고는 유럽 신약 시장에서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레카네맙의 유럽 출시가 현재로서는 불투명해졌지만, 여전히 승인 획득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일본의 글로벌 투자 회사 미즈호 증권은 “CHMP의 이번 발표는 레카네맙의 승인 거부가 아니라 승인 지연이라고 본다”며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고통을 고려한다면, 임상 3상에서 평가지표를 충족한 레카네맙의 최종 승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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