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필요한 노인 구강관리 어떻게?
[김현정의 입속 탐험]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은 불량한 구강 상태 때문에 흡인성 폐렴이 주요한 문제가 됩니다. 노인들 사이에서 틀니에 의한 구내염이나 캔디다증은 흔합니다. 구강이 불결한 상태에서는 스스로 의치를 빼기가 어려워지고, 노화와 약물 복용 부작용으로 생기는 침 분비 감소와 탈수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잘 먹지 못해 면역기능의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돌봄 노인의 틀니 관리에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잠자기 전 틀니를 세척할 때는 치약이 아닌 주방세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약 성분인 연마제는 틀니 표면에 흠집을 내어 구강세균들이 달라붙게 되므로 오히려 세균 번식을 조장합니다. 틀니를 세척한 후에는 찬물에 담가 밤새 보관합니다. 적어도 한 주에 한 번은 틀니가 충분히 잠길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 폴리덴트와 같은 전용세정제를 녹인 후 담가서 소독해야 합니다. 전용세정제에 담가 둔 틀니는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충분히 씻어 세정제를 완전히 제거한 후에 다시 사용합니다.
뇌졸중과 파킨슨병을 앓는 노인에게 흔한 삼킴 곤란은 흡인성 폐렴의 또 다른 위험요인입니다. 노인이 앉을 수 있다면 먼저 상반신을 세우고 고개를 옆으로 한 상태에서 고개를 숙이게 한 후 돌봄 제공자는 앞쪽에서 선 자세로 칫솔질을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불소가 1000ppm 이상 함유된 고농도 불소치약을 완두콩 크기만큼 사용해 하루 2회, 각각 5분 이상 칫솔질합니다. 칫솔질 후 입안을 헹굴 때에는 물이 든 종이컵을 살짝 접어서 구부리는 방법으로 소량만 넣고 뱉도록 합니다. 그런데, 이 경우 올바른 구강 헹굼은 불가능합니다. 헹굼에 필요한 물의 양은 200mL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전혀 뱉지 못하거나 흡인 위험이 높은 경우엔 헹굼물 없이 거즈를 감은 설압자나 손가락에 알코올 성분이 없는 가글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이 방법으로는 제대로 된 구강관리가 불가능합니다.
칫솔질 후 수압 조절이 가능하고 노즐 각도가 잘 설계된 다채널 구강세정기를 사용해 미지근한 물 500mL로 남아있는 플라그를 잇몸 속까지 제거하고, 치약이나 음식물 찌꺼기들을 헹궈주면 좋습니다. 특히 잠자리에 들기 전에 0.05% 불소용액 500mL 로 한 번 더 구강을 세정하여 밤에 잠 자는 동안 침 분비가 거의 없을 때에도 치아를 보호하고 구강건강을 지키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치매 노인의 구강관리는 맞춤형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치매 원인에 따라 다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치매가 진행될수록 칫솔질 방법과 그 중요성을 망각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보다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예방관리가 필요합니다. '혈관성 치매'와 '루이소체 치매'는 삼킴 곤란이 흔하게 나타나므로 폐내 흡인에 더욱 조심하면서 관리해야 합니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삼킴 문제보다는 오히려 입을 열지 않거나 난폭하게 거부하는 도전 행동에 대해 고려해야 합니다. '보완대체소통'(alternative & augmentative communication)과 프랑스에서 시작된 인간 존중의 돌봄 '휴머니튜드'(Humanitude)를 생각하면서 상호작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매노인과의 소통은 한 번에 하나의 메시지를 천천히 확실하게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노인 눈높이에서 밝은 표정으로 천천히 말을 걸고 부드럽게 등에서 시작해 손을 잡으면서 친밀감을 줍니다. 칫솔을 보여주고 만져보게 하면서 본인 치아에 갖다 대도록 도와줍니다. 그래도 치매 노인이 칫솔질을 거부하면 칫솔을 잡고 있는 손을 함께 잡아 칫솔질을 하게 합니다. 다른 손에는 수건이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물건을 쥐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때 “날 보세요” 하면서 직접 칫솔질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구강관리에 심하게 비협조적이면 침대 머리를 낮추고, 잠깐 입을 벌릴 때 혹은 치아가 없는 공간으로 거즈를 두 세번 감은 설압자를 강제로 끼워서 공간을 확보한 후, 좌우로 옮겨가면서 칫솔질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치아 손상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치매 노인에게 전동 칫솔은 오히려 혼란을 줄 수 있어 사용을 권하지 않습니다. 헹굼물을 삼키지 않도록 고개를 살짝 숙인 자세로 조금씩 넣어주면서, 같이 오글오글 가글하고 뱉는 흉내를 해주면서 스스로 뱉도록 유도합니다. 그러나 쉽지 않은 과정이므로, 서두르지 말고 전체 구강관리 시간을 15분 이상 할당하면 가능할 것입니다.
의식이 없어 칫솔질이 불가능하면 설압자에 거즈를 감거나 구강스폰지를 이용해 입안을 닦아줄 수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칫솔질을 마친 후에는 어려운 헹굼 과정 없이 바로 미지근한 물 500mL를 사용해 다채널 구강세정기로 구강관리를 마무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노인에게는 무엇보다도 칫솔질의 자세와 방법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스스로 칫솔질을 하게 하거나, 스스로 할 수 없는 경우에는 뒤쪽에서 안아 살짝 일으킨 자세(cuddle position)에서 칫솔질을 대신해 줍니다. 침상에서 움직일 수 없는 노인은 머리와 몸체를 30도 각도로 올려 고개를 숙이고 구강세정기를 사용합니다. 입을 꼭 다물 수 없는 노인은 옆으로 넓은 물통인 곡반을 턱 밑에 댄 후, 구강을 헹군 세척수를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내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노인들은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상태뿐만 아니라 구강상태도 매우 다양합니다. 따라서 구강관리방법을 단일화해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기억해야 할 중요한 점은 그날 생긴 입 속 바이오필름인 플라그나 설태 등을 그날 제대로 정성껏 제거하는 것입니다.
참고자료
김찬규, 박근수, 장종화, 노세응, 김현정, 이성아. 뇌졸중 후 재활환자의 구강건강 개선을 위한 다채널구강세정기 중재 임상연구. 차세대융합기술학회논문지 2024;8(3):730-741.
이성근. 구강노쇠 진단 항목(II): 돌봄 노인의 구강불결과 관리법. 치의신보 2023.04.12 15:06:39
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 https://dementiaoralcar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