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유방암 아내 잃고...같은 암으로 유방절제한 男, 무슨 사연?

유방암으로 아내 잃고 10년 후 본인도 유방암 판정 받은 남성, 유방절제술 받은 사연…남성 유방암에 대한 인식 높여야 한다 주장

유방암으로 아내를 잃은 남성이 자신도 유방암 진단을 받고 유방절제술을 받은 사연이 소개됐다. [사진='웨일즈온라인' 보도내용 캡처]
유방암으로 아내를 잃은 남성이 10년 후 자신도 유방암 진단을 받고 유방절제술을 받았다. 그는 남성도 유방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가슴에서 뭔가 만져진다면 남성들도 이를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영국 매체 웨일즈온라인의 보도한 바에 의하면, 햄프셔주 뉴포레스트에 사는 마크 태처(62)는 2020년 8월 처음 왼쪽 가슴에 완두콩 크기만한 멍울이 만져졌을 때까지만 해도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유방암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고, 곧 사라질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혹은 한 달 후에도 그대로 있었고, 그의 아내는 의사에게 가보라고 권했다.

처음에 만난 의사는 그에게 나이 때문에 생긴 지방 덩어리인 듯 하다며, 암일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2010년 유방암으로 첫 번째 아내를 떠나보낸 그는 우려를 표했고, 의사는 그를 사우샘프턴 대학병원으로 의뢰해 주었다.

그 곳에서 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 왼쪽 가슴에서 두 개의 혹이 발견됐다. 하나는 양성 종양이었지만, 다른 하나는 유방암인 것으로 판명됐다. 그는 “남자도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여자 환자만 있는 유방암 병동 대기실에는 남성 유방암 환자를 위한 정보나 이미지, 책자가 없었다”고 말했다.

유방절제술을 받은 후 흉터가 생긴 모습 [사진='웨일즈온라인' 보도내용 캡처]
2020년 9월 24일, 마크는 왼쪽 유방절제술을 무사히 받고 그날 저녁 아내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는 곧 유방절제술을 받은 후 드는 감정에 당황했다. 그는 “통증은 기억나지 않고, 그저 수술 부위를 쳐다보고 싶지 않았다”며 “실제로 어떤 모습일지 두려웠고, 거울을 볼 수 있게 되기까지 6개월이 걸렸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 마음을 쓰지 않기 위해 곧장 일에 다시 뛰어들었다.

수술 다음 날부터는 타목시펜(Tamoxifen)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안면홍조, 엄청난 양의 식은땀, 브레인 포그, 성욕 저하 등 약의 부작용이 나타났다. 약을 복용한 지 3년 후에는 숨차는 증상이 나타나고 몸에 멍이 들어 혈액 검사와 CT 스캔을 받았는데, 폐색전증이 생긴 상태였다. 그는 즉시 약 복용을 중단했다. 약을 끊은 후 생활하기는 훨씬 나아졌지만, 복용해야 할 약을 끊어 재발의 위험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그는 “미래가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지금은 건강하다고 느낀다”며 “아내와 함께 야외에서 일하고, 산책하고, 여가 시간에 테니스를 치며 즐겁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진단을 받기 전까지 그는 남자도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단 사실을 몰랐다. 주변에서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이런 그에게 온라인 ‘The Men's VMU(Virtual Meet-Up)’에서 다른 유방암 남자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경험은 그에게 큰 힘이 되었다. 그는 “남자도 유방암에 걸릴 수 있으니, 가슴에 멍울이 만져지면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는 걸 남자들도 알아야 한다”며 “유방암은 남자와 여자를 구별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남성에게도 발생하는 유방암…여성에 비해 매우 희박

유방암은 유방 내에 생기는 종양으로, 유방 안에 머무는 양성 종양과 달리 종양이 유방 밖으로 퍼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악성 종양이다.

성인 여성의 유방은 유두를 중심으로 유선 15~20개가 방사상으로 나열되어 있다. 각각의 유선은 소엽으로 나뉘고, 소엽은 유관이라는 관으로 연결된다. 유방암의 약 91%가 바로 이 유관에서 발생한다. 남성의 유방 구조는 여성과 동일하나 유방 조직(유선, 유관)과 지방 조직이 적다. 하지만 유선 조직이 있기 때문에 여전히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

2023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21년에 우리나라에서는 27만 7523건의 암이 새로이 발생했는데, 그 중 유방암은 남녀를 합쳐 2만 8861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10.4%를 차지했다. 전체 유방암 중 남성 유방암은 141건이 발생했는데, 남녀 성비는 0.005 : 1로 남성유방암의 발생은 매우 희박하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가 34.0%로 가장 많았고, 70대가 25.5%, 50대가 23.4%의 순이었다.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연령이 높을수록 위험 증가, 가족력도 발생률 높여

남성 유방암의 원인은 대부분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연령, 호르몬 이상, 가족력 및 유전적 요인 등을 위험요인으로 들 수 있다. 먼저, 남성의 유방암 위험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높아진다. 호르몬 이상은 에스트로겐의 상대적 과다, 안드로겐의 부족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하는 원인으로는 간경화, 만성 알코올 중독 등으로 인한 간질환과 고환염, 정류 고환, 고환 손상 등의 고환 관련 질환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가족력은 여성 뿐 아니라 남성에서도 유방암 발생률을 높이며, 특히 BRCA2 유전자 돌연변이가 남성 유방암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어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남성 유방암은 보통 한쪽 유방에서 발생한다. 증상은 대개 통증 없는 유륜 아래 종괴로 나타나며 그 외에 피가 섞인 분비물, 유두 수축, 유두나 피부 궤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남성 유방암이 대부분 고령에서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나이가 많은 남성이 가슴에서 멍울이 만져질 때는 단순한 멍울인지 암인지 구별하기 위해 진찰을 받아야 한다.

치료는 여성 유방암과 비슷하게 이루어진다. 작은 종양일 경우 유방보존술이 가능하며 유방 전절제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병기에 따라 방사선 치료도 시행할 수 있다. 유방암의 병기는 종괴의 크기, 주변 림프절로의 전이, 다른 장기에 침범한 정도를 기준으로 해 4가지로 분류된다. 보조 항암치료는 여성 유방암과 같은 기준으로 결정한다. 남성 유방암은 호르몬수용체가 양성인 경우가 많아 타목시펜을 이용한 항호르몬치료가 이루어진다.

남성 유방암은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뚜렷한 예방법도 없으며, 권고되는 조기 검진방법도 없다. 다만, 적정 체중 유지와 금주가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유방암도 항상 재발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방암 진단 후 치료 외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초기에 재발을 발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지해미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